청대(淸代) 중반 심효첨(沈孝瞻)은 명리학의 격국론(格局論)에 집중하면서 『자평진전(子平眞詮)』이라는 격국 해설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자평진전』에서는 격국(格局)을 '월령용사지신(月令用事之神)'이라고 칭하고, 격국의 희기(喜忌)에 부합되는 것을 상신(相神)이라고 한다. 상신 이론은 심효첨에 의해 새롭게 등장한 이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념적 상신 역할은 이미 11~12세기 서자평(徐子平) 시대에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의 창출과 함께 시작되었다. 상신이란 용어는 『자평진전』에서 처음 출현했지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는 것임을 본 연구를 통하여 격국 상신의 연원(淵源)은 물론이거니와 격국 상신 이론의 활용적 오류의 개선과 올바른 방향성을 위한 현대적 재해석 방법론을 연구했다.
명리학 격국 이론의 연원은 고대 육임학(六壬學)의 핵심 이론인 삼전사과(三傳四課)의 구조에서 출발한 최종 삼전(三傳)의 발용(發用)이 명리학의 격국 이론으로 유전되어 유래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삼명학(三命學)에서는 납음오행(納音五行)을 격(格)으로 분류한 다양한 납음격들이 존재했으며, 『원천강오성삼명지남(袁天綱五星三命指南)』 「명격류(命格類)」에서는 현대 십성(十星)의 개념과 유사한 격국들이 등장했고,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에서는 격국의 명칭이 오성(五星)에서 연원을 두었다고 기술되어 있었다. 즉 육임학과 삼명학의 연원에 관하여 연구한 결과 명리학 격국 이론은 서역(西域)의 천문역법과 점성학(占星學)에서 유래되어 오성학(五星學)을 거쳐 점차 발전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격국(格局) 상신(相神) 이론의 연원(淵源)을 살펴보면 서자평(徐子平)의 『명통부(明通賦)』에서 기술된 '길신(吉神)은 생하고 흉신(凶神)은 제압해야 한다'라는 이론으로, 신법명리학의 시초부터 개념적 상신 역할은 이미 존재했었다. 송대(宋代) 서승(徐升)의 『연해자평(淵海子平)』의 '간명(看命)할 때 월령(月令)을 먼저 살펴야 한다'라는 문장에서도 개념적 상신 역할을 설명했다. 이후 명대(明代) 장남(張楠)의 『명리정종(命理正宗)』에서는 상신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구응(救應)의 개념을 병약용신(病藥用神) 이론으로써 설명했다. 그리고 청대(淸代) 초기 진소암(陳素菴)의 『명리약언(命理約言)』에서는 정격이론의 체계가 형성되며 십성의 억부(抑扶)를 중요하게 여겨 길신(吉神)은 생(生)하고 흉신(凶神)은 극(剋)한다는 격국의 억부로써 개념적 상신을 설명했다. 이어서 청대 중반 심효첨의 『자평진전(子平眞詮)』에 이르러 상신(相神)이라는 명칭과 명리학에서 격국 상신 이론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본 연구자는 격국(格局) 상신(相神)의 현대적 재해석을 위해 『자평진전(子平眞詮)』을 고찰하여 본문 내용의 논리를 검증하고 고찰했으며, 특히 취격법(取格法)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분석하여 논리적으로 체계화하는 공식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논리적으로 혼동되어 난해했던 상신 이론에 대해서도 상신(相神)과 구응신(救應神)을 분리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본 연구자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격국 상신의 이론적 공식의 기틀에 대한 논리적 검증을 위해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40세 이상의 다양한 직업군과 다양한 격국의 일반인 사주 명조 20종을 엄선하여 사례분석을 진행하였고 도출된 결과물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또한 재해석한 이론을 다시 한번 검증하기 위해 서락오(徐樂吾)가 간명(看命)한 『고금명인명감(古今名人命鑑)』에 수록된 명조의 내용을 본 연구자의 격국 상신 이론과 비교 분석하여 검증했으며, 현대 유명인들의 사주 명조 사례를 분석하여 격국 상신의 재해석 방법론에 대해 다시 한번 검증했다.
연구 결과 사주 원국에 격(格), 상신(相神), 구응신(救應神)의 기세가 모두 대등한 사주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떠한 운을 마주하더라도 큰 실패가 없는 반면, 기세가 한쪽으로 치우친 사주들은 부족한 기운이 들어온 운에 발복 하였다. 한편 사주에 상신이 없는 사주들은 상신 대운에 패중유성(敗中有成)이 되어 성격(成格)된 사주와 다름없었다. 그리고 세운에서 상신운과 구응신운이 도래하면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으며, 격운(格運)에는 자신의 임무나 사회적 위치가 강화되었다. 또한 원국에 구응신이 강력하게 있다면 기신운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사례도 있었다.
격국(格局) 상신(相神) 이론은 격국의 성패(成敗)를 살펴보아 사회적 위치와 지위의 변화를 예측하는 방법론이다. 즉 격국은 월령에서 사주의 주체를 판단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타고난 성향과 진로·적성은 물론 사회적 지위의 높낮이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격국 성패의 판단은 격국별로 그에 합당한 상신에 따라서 결정되기 때문에 '상신(相神)'은 명리학 격국 이론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임을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