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삽화는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의식과 다원화된 생활을 시각적으로 반영하는 효과적인 표현양식이다. 19세기 후반 《디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에는 차와 관련된 삽화가 다수 게재되어 있다. 본 연구자가 수행한 《디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라는 삽화신문을 통한 차의 연구는 최초의 시도로, 영국 차문화의 연구에 깊이를 더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본 연구는 이 삽화신문이 실재적으로 차의 전파에 끼친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이 신문의 삽화와 기사 그리고 광고에 표현된 차문화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이를 주제별로 나누어 그 특징을 분석하여 그것이 차문화사에 갖는 의의를 도출하였다. 연구 주제는 회사별 차상업의 특성·종류별 차도구의 특성·국가별 차문화공간의 특성·계층별 차문화의 특성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정리된 결과는 총 일곱 가지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신문의 삽화는 과장성과 사실성의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먼저, 광고의 삽화는 판촉을 목표로 만들어져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해 과시적인 이미지를 사용하였다. 차문화공간과 사회계층에 관한 삽화는 기사 내용을 돋보이게하기 위해 사실주의 회화에 가까운 표현으로 뉴스 장면을 재현했다.
둘째, 차광고를 통해 유나이티드 킹덤 티 컴퍼니와 립톤 그리고 마자와티티는 중국·인도·실론의 차를 블렌딩 하거나 순수한 실론의 차를 판매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의 가격은 차의 종류와 등급에 따라 다양했는데, 차 종류에서는 실론차가 가장 비쌌고 차회사에서는 립톤의 차가 저렴했으며 마자와티티의 차가 가장 고가로 판매되었다. 차의 포장은 차의 용량과 가격에 따라 봉투·통·깡통·종이곽·상자·햄퍼 등으로 다양했다. 차 광고에 나타난 시각적 형상을 통하여 차회사들이 차의 판촉을 위해 다양한 기법과 전략을 사용했음을 고찰했다. 그리고 이는 개인 간의 경계를 허물어 영국인을 통합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셋째, 빅토리아시대 차도구의 제조와 판매·구성·가격을 통한 자본주의 상품으로 차도구를 분석한 결과는 본 논문에서 새롭게 밝혀낸 부분이며 이는 다음과 같다. 빅토리아시대 판매된 찻잔·찻잔 받침·접시는 도자기 재질로 다양한 무늬·색상·디자인이 있었다. 유수의 도자기회사 제품은 중개 판매업자를 통해 광고되고 판매되었다.
차광고에 '차와 커피세트'가 다수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빅토리아인들은 차와 함께 커피도 매우 즐겼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이 시대의 차도구에는 다양한 양식이 반영되어 나타났고,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전기도금을 이용한 공법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도구는 매핀 앤 웹과 매핀 브라더스와 같은 회사들이 생산과 판매를 겸하였다. 차 세트의 기본 구성은 찻주전자·설탕 그릇·밀크 저그이고, 탕관과 받침 버너·설탕 집게·티스푼·쟁반 등은 선택사항이었다. 차세트는 주로 순은과 전기도금으로 만들어졌고, 순은제 차도구가 전기도금보다 약 2배 비싼 가격에 판매되었다.
넷째, 차도구의 광고를 통해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독특한 차도구의 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세기 후반 새롭게 만들어진 차도구는 이동용 차바구니 세트, 차를 간편하게 데워 마실 수 있는 푸드 워머, 그리고 애프터눈 티 스탠드이다. 이러한 차도구의 발명으로 빅토리아인들은 더욱 다양한 장소에서 편리하게 차를 즐길 수 있었다. 이는 소비자의 필요와 취향에 적중한 판매전략이었다.
다섯째, 영국내의 상업적 차문화공간은 찻집·선박·스포츠 장소로 나타났다. 빅토리아시대 대중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차를 마시며 사교활동을 펼치고, 휴식과 기분전환을 했다.
여섯째, 19세기 영국인들은 세계 여러 지역으로 이동했는데, 이를 통해 영국의 차문화는 자연스럽게 그곳의 현지인에게 전파되었다. 이런 고찰을 통해 대영제국의 홍차 문화가 오늘날까지 세계 곳곳에 남아있는 연원을 규명하였다. 또 세계 각지로 파견된 기자들은 현지 차문화와 관련하여 기사와 삽화를 남겼다. 이를 통해 영국인들 다양한 차문화를 접하게 되어 그들의 홍차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었다.
일곱째, 삽화를 통한 계층별 차문화의 특성을 살펴보면 왕족과 귀족은 고가의 화려한 차도구를 사용하여 궁전·저택 등에서 차를 즐겼다. 중산층에게 응접실에서의 차는 사교와 대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층민은 고된 노동 중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커다란 컵에 차를 마셨다. 군인은 주둔지의 막사 또는 티 텐트라는 공간에서 차를 마셨는데, 이들에게 차는 건강을 되찾아주고 사기를 진작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아동의 차생활은 세례 티로 시작하여 너스리 티로 이어져 놀이를 통해 예절을 익히는 수단이 되었다. 귀족들과 중산층은 취약 계층에 자선을 실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농촌축제·빈민학교·어린이극장·병원·구빈원 등의 다양한 곳에서 자선의 실천에 차가 큰 역할을 했음을 조명해 보았다.
위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통하여 《디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는 빅토리아시대 차문화의 확산에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신문에 등장한 차 관련 삽화는 영국 근대 차문화의 시공간(視空間)을 재현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