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우리의 모든 분야에 온라인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연예술은 보편적으로 직접 공연장에서 관객과 배우들이 대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왔기에 대면 제한은 공연예술계의 큰 정체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계속되는 거리두기로 공연예술계는 온라인을 적극 도입하였다. 팬데믹으로 온라인은 임시방편으로 활용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펜데믹 때 활용되었던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사용한 연습에 대한 배우들의 인식을 조사하는데 목적이 있다. 대부분의 공연예술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예술인들은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의 비율이 높다. 프리랜서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는 만큼 업무 시간이 불규칙적이다. 따라서, 여러 프리랜서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게 되는 경우, 연습시간 조율이 제일 난관이었으며, 연구자가 직접 공연 현장에서 일을 하며 겪었던 어려움이 바로 연습시간 조율의 문제였다. 온라인의 장점은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하여 줌 프로그램을 이용한 연습을 하고 배우들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연구에서 연습은 줌을 활용한 온라인 연습 2회, 직접 만나서 진행하는 대면 연습 3회로 총 5회의 연습을 진행하였다. 연구 기간은 2023년 4월 한달 동안 진행되었으며, 본 연구자가 일하였던 극단에서 뮤지컬 갈라공연을 하게 된 뮤지컬 전공 2명, 성악 전공 2명의 배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는 문화기술지 연구로 참여관찰과 심층면담으로 연구 참여자들의 연습 과정과 심층면담의 내용을 녹음하여 전사한 자료를 토대로 Glaser와 Strauss(1967)의 반복적 비교분석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공연예술은 실기분야이기에 정해진 기준이 없어 연습의 효과를 점수로 수치화할 수 없어 연구자가 직접 참여관찰로 진행하였다.
배우들의 인식은 크게 '공연예술계의 코로나', '온라인의 이점', '온라인의 한계', '예술분야의 학습' 4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영역별 범주와 개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연예술계의 코로나'는 펜데믹의 공연환경과 엔데믹의 공연환경 2개의 범주로 분류된다. 코로나는 공연예술계의 큰 변화를 준 기준점이 될 수 있으며, 온라인의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대면 관람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엔데믹에 접어들고 거리두기가 완화된 현재, 다시 대면으로 공연을 선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로 변화를 맞이한 것 중 하나가 공연에서 온오프를 병행하는 곳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로 인해 공연예술계에도 온라인과 영상의 비중이 커졌으며, 전통적인 의미의 대면에서 나아가 온라인으로도 새로운 컨텐츠들이 생겨나고 있다. 배우들은 온라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지 않았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둘째와 셋째인, '온라인의 이점'과 '온라인의 한계'는 본 연구를 통해 온라인 연습을 한 배우들의 참여 경험이 가장 많이 반영되었다. '온라인의 이점'은 연습 장점, 연습 활용 방안의 2개 범주로, '온라인의 한계'는 연습 단점, 오프라인의 필요성 2개의 범주로 분류된다.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이기에 서로 대화와 대사 연습은 원활하게 진행했지만, 노래 관련된 부분은 딜레이와 버퍼링이 발생하고 재생된 음원의 크기가 일정하지 못해 연습에 활용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 연습은 공연의 안무나 노래가 아닌 대본 숙지를 목적으로 하여 진행되었기에 배우들의 대본 연습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온라인 연습으로 제일 편리한 점은 이동시간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므로 연습시간 조율이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하였다. 공연에 관한 전체 회의 혹은 연출가의 코멘트와 같이 배우들이 직접 연습하지 않고 논의하는 환경에는 활용하면 더욱 효율적인 진행이 될 것 같다고 답하였다. 하지만 전면 온라인으로는 공연의 완성도가 떨어져 대면 연습이 필요하다 하였다.
넷째, '예술분야의 학습'은 학교, 학습자, 연습과정에서의 학습, 현장에서의 학습 4개의 범주로 분류된다. 배우들은 모두 예술을 전공하였고 졸업 후 계속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 계속 배우며 학습하는 학습자 과정에 놓여있다고 하며, 끊임없이 스스로 연습하며 연습을 통해 훈련을 한다고 하였다. 연구자가 연습과정을 관찰하였을 때, 배우들은 서로의 표현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며 의견을 주고받고 연출가의 디렉팅을 받으며 표현과 시야를 넓혀갔다. 그리고 배우들은 실제로 공연현장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며 다른 무대 위의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과 같은 무대 위의 배우로서도 많은 배움을 얻는다고 하였다.
공연 연습은 교육과는 별개로 간주할 수 있지만, 공연예술을 하는 배우들에게는 공연 연습 과정에서 연출가의 디렉팅에 따라 자신의 표현 방법을 바꾸고 새로운 표현방법을 학습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과정에서 배우는 연출가로부터 학습하는 학습자가 된다. 그리고 공연 연습뿐만 아니라 개인 연습도 스스로를 계속 훈련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온라인 연습을 통해 배우들은 공연에 대해 대본을 포함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숙지하고 대면 연습을 진행하였고, 이는 대면 연습 횟수를 줄일 수 있으므로 시간적으로 효율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본 연구는 대학교에서 예술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도 계속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연구자도 예술학부 전공자로 직접 현장에서 일하였기에 연습과 공연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배우들과의 깊은 신뢰관계의 형성으로 심층 면담을 통하여 여러 의견을 분석했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공연예술분야의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활용에 대한 방안과 온라인 도입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는 연구자에게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