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왕가위 감독의 작품 중에서 1960년대를 사회적 배경으로 제작한 영화 "수리첸-삼부작"인 〈아비정전〉(1990), 〈화양연화〉(2000), 〈2046〉(2004) 속에서 등장한 여성 캐릭터들을 의상과 색채를 바탕으로 여성 캐릭터에 대해 연구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문헌연구와 사례연구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리첸의 의상은 여성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한다. 여성 캐릭터가 사랑에 빠진기 전에는 무책색 계열의 의상을 착용하였고, 사랑에 빠진 이후에는 채도와 명도가 높은 색상의 의상을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사회적 여성의 지위나 직업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나타났다. 직업의 경우, 일반 직장인과 화류계 여성의 평상시 옷차림에 차이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전자의 경우 단정한 정장 스타일이고, 후자의 경우 노출이 많고 타이트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었다. 또한, 사회적 관습이나 여성에 대한 인식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타이트한 치파오를 통해 보수적인 결혼관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여성 캐릭터의 정체성과 감성을 의상을 통해 표현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여성의 이미지가 가부장적 권리에서 벗어나 여성의식을 각성하였으나 그럼에도 사상의식 및 상업적 이익에 의해 가부장적 전통의 제약이 나타남을 보여주었다. 또한, 내용적 측면에서 왕가위는 서사 자체를 약화시켰고 인물에 집중하면 여성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형식적으로 왕가위는 여성 인물의 성격과 심리상태를 색채, 의상, 카메라 언어, 음악 등 예술적 수단을 활용해 독특한 시각으로 표현한다. 외적인 구성의 형식을 이용해 인물의 내적인 내면을 표현하고, 포스트모던 사회 환경에서 어쩔 수 없는 막막한 심경을 표현하기도 한다. 왕자위의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창의적이고 영화이나 문화에 중요한 의미와 영향을 끼친다. 왕가위가 만들어낸 여성캐릭터는 전통적인 동양적 심미적 형태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여성주의 영화의 서사 스타일을 혁신하였다. 또한 왕가위가 만들어낸 여성의 캐릭터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포스트모던 문화를 풍부하게 녹여냈다. 성별 평등한 여성주의 사상을 표현했고, 문화의 융합·발전에 대한 가치도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