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대한 생체 내 반응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의 활성에 의해 유도되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 CORT)의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적절한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낸다. CORT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glucocorticoid receptor, GR)와 결합하며, GR은 CORT와 결합하는 경우 세포 내 핵으로 이동하여 전사인자로 작용, 유전인자의 발현을 조절하여 중장기적인 활성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HPA axis의 조절 장애, 과도하거나 지속적인 CORT 분비에 의한 여러 뇌 부위의 비정상적인 기능변화는 주요 우울장애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정신질환자들에게 FKBP5의 유전자 변이가 빈번하게 발견되었다. FKBP5는 GR의 활성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FKBP5 유전자는 정신질환자들에게서 발현이 증가되어 있으며, FKBP5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 생쥐에게서는 스트레스에 대해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 학위 논문에서는 FKBP5가 유전적으로 제거된 유전자 변형 생쥐(FKBP5 KO)를 이용하여 스트레스 반응에 중요한 시상하부의 실방핵(PVN)과 해마 영역에서 FKBP5의 신경생리학적 기능 및 스트레스 저항성 조절 작동 기전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였다.
우선 시상하부 실방핵에서 실험을 수행한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에 대한 반응으로 알려진 글루타메이트 시냅스의 단기 시냅스 강화현상이 FKBP5 KO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 과정은 BDNF-TrkB-PI3K 신호전달체계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GR 활성화가 지속되면 음성피드백 작용에 의해 억제성 시냅스에서 장기 시냅스 약화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알려져있는데, FKBP5 KO에서는 GR 활성화 없이도 억제성 시냅스의 장기 시냅스 약화현상이 유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스트레스 없이도 음성피드백이 계속되고 있어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전으로 생각된다.
글루코코티코이드 음성 피드백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의 경우, FKBP5 KO에서는 억제성 시냅스 신호전달만이 대조군보다 낮아져 있었으며, GR 활성화에 의해 억제성 시냅스의 활성이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해마에서의 시냅스 가소성을 확인하였을 때, FKBP5가 없어도 해마 시냅스 장기 강화현상은 잘 유도되었지만 장기 약화현상은 유도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장기 약화현상 억제는 과활성된 칼시뉴린과 BDNF-TrkB-PLC 신호전달에 의해 매개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련의 연구를 통해 시상하부 및 해마에서 FKBP5의 신경생리학적 기능에 대해 밝히고 스트레스 조절 반응에 관여하는 기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FKBP5 결핍은 시냅스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GR 활성화에 대해서는 민감도를 낮추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BDNF-TrkB 신호 전달체계의 조절 이상으로 궁극적으로 스트레스에도 크게 영향받지 않도록 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스트레스 저항성의 신경생물학적 기전 이해와 스트레스 조절 이상으로 유도되는 다양한 정신질환의 병태생리 이해에 기여하는 의미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