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인 차별과 혐오는 트랜스젠더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에서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장애 요인이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정체성과 성별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트랜스젠더 개인들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대중문화 매체 중 하나인 영화는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 소수자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대중들이 이들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015년에 개봉한 톰 후퍼 감독의 영화 〈대니쉬 걸(The Danish Girl)〉은 덴마크의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가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다른 트랜스젠더를 다룬 작품들과 차이를 보이는데, 성 전환 수술로 인해 인물이 직면하는 신체적, 정서적 변화와 이에 따른 인간관계의 변화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본고는 이 영화를 연구 대상으로 선택하였다.
본 연구는 영화 〈대니쉬 걸(The Danish Girl)〉의 주인공인 에이나르를 통해 트랜스젠더의 정체성 형성과 심리적 변화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를 위해 콜맨의 커밍아웃 이론과 엘리스의 ABC 이론을 적용하여 트랜스젠더의 정체성 발달 과정과 각 단계별 심리 상태 및 변화를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이나르는 커밍아웃 전 단계, 커밍아웃 단계, 탐색 단계, 첫 번째 관계 단계를 거친 것으로 본다. 그런데 그녀는 정체성 통합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리고 각 단계별 심리 상태는 1단계는 자기 인정과 자기 수용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상태였으나 2단계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고 수용하기 시작하며 내적 안정을 찾았다. 이어지는 3단계에서는 자신의 신념 체계가 강화되며 만족의 상태에 이르렀지만, 완전한 만족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였다. 마지막으로 4단계에서는 외부적인 지지와 인정을 통해 내적, 외적 안정 상태로 나아가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에이나르는 위의 모든 단계 및 어려운 상황에서도 처음부터 자신의 신념이 흔들지 않고 부정적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믿음은 자신을 수용하고 자아를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 수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자신을 위해 행복하게 살고 옳다고 믿는 일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