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도산 안창호의 기독교 실천철학에 관한 연구이다. 이 연구는 도산의 기독교 실천철학의 근간이 그가 어린 시절 서당에서 배운 유가 철학과 청소년기에 구세학당에서 배운 기독교 사상이 융합되어 체계화된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도산의 기독교 실천철학이 함유하고 있는 의미를 직설법과 명령법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래서 도산의 기독교 실천철학의 핵심을 무실역행(務實力行)과 정의돈수(情誼頓修)로 보고 무실역행과 정의돈수를 실현하기 위한 애기애타(愛己愛他), 가정, 단체, 국가를 고찰하고 오늘날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산 안창호는 구한말 청일전쟁과 일제에 주권(主權)을 무기력하게 빼앗기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는 주권을 빼앗긴 국가와 국가를 잃은 자기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는 큰 뜻을 품고 학문을 배우기 위해 고향인 평양을 떠나 서울로 갔다. 그는 서울 정동에서 미국인 선교사 밀러를 만나 기독교 학교인 밀러학교(구세학당)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성경은 물론 교리문답을 통해 기독교 교리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또 한문과 산수 같은 일반 학문도 함께 배웠다. 구세학당은 동서양이 만나는 공간이었다. 공부하는 시간은 동서양이 융합하는 시간이었다. 구세학당은 도산의 기독교 실천철학이 형성되는 데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구세학당 졸업 후 도산은 무실역행을 실행하는 개인과 가정, 단체와 국가에 주목하게 되었다.
도산은 교육가로서 점진학교를 세워 후학들을 가르쳤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만민공동회와 독립협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리고 그는 청년동우회와 흥사단을 조직해서 무실역행과 정의돈수를 솔선수범하며 실천했다. 특히 그는 연설과 담화, 그리고 설교를 통해 그의 기독교 실천철학을 주장하였다.
도산 안창호의 연설이나 담화, 설교를 보면 항상 직설법과 명령법의 관점이 등장한다. 연설이나 글을 시작할 때, 먼저 그는 직설법으로 원리적인 측면을 설명한다. 그 후 그 원리를 실천하고 적용할 것을 촉구할 때는 명령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도산의 직설법과 명령법의 독특한 점은 직설법에서는 유가 철학의 개념인 무실역행이나 한문의 내용을 말하고 명령법에서는 성경의 단어나 문장이나 의미를 가지고 와서 실천할 것을 주장한다. 도산의 많은 연설과 글은 직설법과 명령법의 구조와 관점으로 되어 있다. 직설법과 명령법의 관점은 도산이 구세학당에서 성경을 통해서 배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무실역행을 통해 진실과 정직을 직설법으로 설명하고 진실한 삶을 살 것을 성경을 통해 명령법으로 주장한다. 또한 정의돈수를 사랑을 쌓는 원리로 설명할 때 직설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정의돈수의 명령법으로 사랑을 쌓기 위해서는 성경의 명령대로 다른 사람을 존중할 것을 강조한다.
도산은 무실역행과 정의돈수의 기독교 실천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 개인과 가정과 단체와 국가를 강조한다.
첫째, 무실역행의 출발점으로서 그는 개인에게 애기애타(愛己愛他)의 삶을 살 것을 강조한다. 먼저 자기 자신을 참으로 사랑하지 않는 자는 타인과 가족을 사랑할 수 없다. 사랑의 출발점이 자기를 진실로 사랑해야 하는 무실역행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
둘째, 그는 무실역행의 전개로서 가정에서 혼인(婚姻)의 중요성을 말한다. 혼인관(婚姻觀)에서도 자신을 거짓 없이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가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다. 혼인은 외형적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과 상대방의 존중이다. 그리고 부부관계에는 부부 상호 간의 존중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 가정은 정의돈수의 사랑 가운데 세워야 한다.
셋째, 도산은 무실역행의 훈련장으로써 단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힘의 철학을 강조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서는 힘을 양성해야 함을 주장한다. 그는 힘의 철학 근원을 무실역행(務實力行)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구한말에 우리 민족의 국력이 약화 된 원인을 정직이 없는 거짓된 것에서 발견한다. 그리고 나라의 힘을 양성하는 데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개개인이 건전한 인격을 양성하고 그 토대 위에 각 개인의 신성한 단결을 이루는 것이다.
넷째, 도산은 무실역행의 실현장으로써 국가에서는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강조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황제이고 주인이다. 민주주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시민의식을 가지고 나라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주권자인 민주 시민은 주인의식 가지고 국가의 일에 참여하고 국가의 주인으로 무한한 책임이 있다. 그리고 국가는 공동체적인 정신을 가지고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 또한 국가는 변화하는 발전된 문명을 지향해야 한다. 그럴 때 국가통합을 이룰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도산의 기독교 실천철학은 21세기에도 가능하다. 21세기는 융합의 시대이다. 100년 전 도산은 유교의 철학과 기독교 정신을 기독교 실천 철학으로 융합했다. 그의 동서양 융합의 관점은 구한말 민족에게 진실한 비전을 제시하였다. 그는 연설과 담화와 글을 통해서 공리공담에 잠들어 있는 민족을 무실역행으로 깨웠다. 그리고 정직과 진실의 강력한 실천이 바탕이 된 융합의 정신은 학제 간 융합, 기술 과학의 융합을 이루어야 하며, 특히 철학에서도 동서양의 융합이 학문적 융합연구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도산의 기독교 실천철학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너무나 필요하다. 속임수와 거짓과 부정과 비리가 사회적 전반의 문제가 되고 있다. 100여 년 전에 도산이 주창한 무실역행과 정의돈수의 정직과 진실과 사랑의 정신은 현대에도 영향이 매우 크다. 정치권이 진실하고 정직해야 백성으로부터 존경받게 된다. 경제가 정직해야 기업이 살아나고 국가 간의 경쟁력도 강화된다. 교육이 정직해야 진실의 덕성과 인성과 품성 교육이 참으로 이루어진다. 과학기술이 정직해야 불량품이 나오지 않고 세계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우수한 상품이 나와야 경제와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모든 분야가 정직과 진실에 기초할 때 발전할 수 있고 미래에 성공할 수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힘의 철학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있다. 155마일 허리 잘린 남북분단과 강대국에 쌓여있는 국가 안보의 생태계는 힘 있는 국력을 필요로 한다. 글로벌 시대에 국가의 힘은 안전과 평화 그리고 민족 번영과 행복의 밑바탕이 된다. 도산은 힘의 철학의 필요성을 절절히 깨닫고 힘을 기르기 위한 전략적인 방법과 비전을 제안하였다. 그는 하나님이 주시는 정직한 이성, 진실한 이성, 합리적인 이성으로 민족의 현실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처방을 제안하였다. 그 힘의 원천이 정직한 사람이고, 또한 진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주장하였다. 아울러 힘을 도덕력, 단결력, 경제력, 인물력 등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는데, 이러한 도산의 안목과 식견은 21세기에도 구체적으로 실천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