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성 간질환은 과도한 양의 알코올을 단시간에 마시거나 (음용) 또는 장기간에 걸쳐 일정량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함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범주의 간 손상 및 질환을 의미하며, 중증도에 따라 단순 지방간, 지방간염, 간섬유화증/간경변증 등이 만성 염증 소견과 함께 다양하게 나타난다. 과음 또는 폭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간질환에 의한 사망 요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이에 따라 알코올성 간질환의 병리적 기전과 치료 작용점에 관한 연구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알코올성 간손상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타겟의 발굴 및 유효성 평가에 관한 연구는 불충분한 실정이다.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의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은 아직 승인된 바가 없으므로,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절실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치료타겟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실제 알코올성 간질환 소견을 갖는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임상병리학적 특징 및 중증도를 유사하고 재현성 있게 구현할 수 있는 동물 및 세포실험 모델 구축과 활용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는 알코올성 간손상 in vitro 실험모델을 살펴보면, 대다수 실험모델이 과량의 알코올을 단독으로 세포 배양 배지에 처치 후 장시간 배양시키면서 간세포 손상을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In vivo의 경우, 알코올이 포함된 식이를 장기간 자발적으로 섭취시키거나 경구를 통해 일정 과량의 알코올을 직접 투여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사람과 동물과의 종 차이에 기인하는 알코올에 의한 조직 손상의 감응성, 알코올 섭취량 및 빈도 등에서의 차이 등으로 인해 실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간손상 정도를 유사하게 구현하는 것이 한계가 있으며, 또는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 매우 과도하게 인위적인 조건으로 알코올을 투여하거나 장기간 섭취시켜야 하기 때문에 실험모델로서 노동집약적이면서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특히 알코올 경구 투여의 경우 단시간에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특성으로 인해 다른 실험모델에 비해 실험 동물 개체의 사망위험이 큰 편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알코올성 간질환 연구모델의 특징을 분석하고 개량하여 효율성과 재현성 측면에서 기존 실험모델이 갖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였다. 실제 알코올성 간질환 소견을 진단받는 환자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단순히 과음, 폭음의 형태로 알코올만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고열량의 영양소를 함께 섭취하는 경향에 착안하여 실제 알코올 투여 모델에서도 일정량의 지질을 함께 섭취시키는 in vitro 및 in vivo 모델로 변형하여 기존 실험법과 비교하였다.
In vitro 모델에서는 알코올과 함께 포화지방산의 일종인 팔미트산(palmitic acid)을 정상 간세포주인 AML12에 처리하였다. 기존 고농도 (200 ~ 300 mM)의 알코올을 세포에 단독으로 처치했을 때는 충분한 세포 손상 효과가 안정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재현성 측면에서도 불규칙적인 실험 결과를 얻었지만, 더 낮은 농도의 알코올 (100 ~ 200 mM)과 팔미트산 (200 μM)을 함께 처치했을 때, 알코올 단독 처치보다 더 안정적으로 간세포 손상이 유도되는 것을 세포사멸 지표인 cleaved caspase-3 활성을 통해 확인하였다. 이러한 in vitro 결과를 바탕으로, In vivo에도 알코올 경구 투여 (binge drinking)와 고지방식이(high fat diet, HFD - 총열량의 60%가 지질로부터 제공됨)를 함께 섭취시켜 섭취 기간에 따른 간손상 수치를 비교·분석하였다. 7일간의 연속적인 알코올 binge 투여에 의한 실험동물들의 몸무게 감소로 인하여 간 손상을 유도 실험 기간의 연장이 어려웠던 부분과 AST, ALT 수치 측정에서 실험 개체 간의 편차를 줄여, 알코올성 간질환의 개량된 실험모델로써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끝으로, 상기 실험들에서 설정한 조건의 in vitro, in vivo 실험모델에 대표적인 간 보호제 중 하나인 실리마린을 처치하였을 때, 알코올과 지방산의 병용 처치로 상승했던 cleaved caspase-3 단백 발현을 감소시키고, 세포 손상이 완화되었음을 in vitro에서 확인하였다. 또한, 실리마린 투여 용량을 달리하여 실험군 설정 시, 제조한 실리마린 용액을 고지방식이를 급여하며 알코올을 병용 투여하는 마우스 실험모델에서 적용하였을 때, 실리마린의 투여 용량에 의존적으로 ALT, AST 수치가 개선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종합해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알코올성 간질환 실험모델들의 실험 수행 방법을 수정·개량하고 현대인의 실제 음주 소비 패턴을 고려한 과량의 지질 섭취를 함께 적용하여 실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가 나타내는 임상병리적 증상을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는 실험모델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끝으로 실험모델의 유효성을 고지방식이와 알코올의 병용에 실리마린의 추가 처치로 확인함으로써 알코올성 간질환 예방 및 치료연구를 위한 실험모델 구축의 토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