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의 소설 『시녀 이야기』 (The Handmaid's Tale)에 나타난 길리어드(Gilead)의 디스토피아적 양상을 고찰한다. 환경오염으로 출생률이 감소하자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가부장제이자 전체주의 사회인 길리어드 공화국을 수립하여 남근 로고스 중심적 담론의 지배하에 여성을 착취하고 억압한다. 여성을 억압하는 기제로 활용된 정책들이 역사에서 이미 자행되었던 것임을 '역사적 주해'의 미래 남성 역사학자의 강연을 통해 밝혀진다. 애트우드는 이 소설을 통해 여성을 억압하는 정책들이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 남성학자의 담론을 통해 서로를 비추고 있는 거울 이미지임을 독자에게 경고한다.
길리어드는 출생률 급감을 여성의 성 해방을 포함한 여권신장을 원인으로 돌리며 여성의 직업과 경제력을 빼앗고, 읽기/쓰기 등 일체의 언어 활동을 금지하며 전통적 가부장제 여성상을 부활한다. 여성을 '가정의 천사'로, 여성의 몸은 인구 생산을 위한 도구로 규정하며 육체적 욕망을 죄악시하고 억압하며 통제한다. 가임여성은 사령관의 아이를 출산하기 위한 대리모가 되어 성노예와 같은 처지가 된다. 화자 오브프레드(Offred)는 이혼남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대리모가 되어 출산만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시녀의 임무를 수행하나 자신의 몸이 유린당하는 참담한 현실을 버티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브프레드는 글쓰기를 통해서 이전의 자신이 경험했던 성적 자유, 감각, 친밀감, 욕망 등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여 자유로웠던 자신의 몸에 대한 주체성을 회복하게 된다. 길리어드가 지우려 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은 오브프레드는 길리어드에 길들지 않겠다는 저항 의식을 통해 길리어드가 억압한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해방시킨다.
애트우드는 오브프레드의 글쓰기가 200년 후 남성중심적인 남성 역사학자에 의해 재구성된 메타픽션의 서사구조를 통해 독자의 반응을 끌어낸다. 애트우드는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 남근 로고스 중심주의의 현재성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