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서 추출한 생리활성물질은 인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저렴한 비용 및 가용성으로 인해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의 좋은 공급원이 되고 있다. 식물의 다양한 파이토케미컬 중 페놀과 테르페노이드는 시험관 및 생체 내 연구에서 다양한 질병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보고되어 약리학적 잠재력을 가진 중요한 이차 대사산물로 인식된다.
Coccinia grandis (C. grandis)는 주로 인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자라는 다년생 식물로 동남아시아에서 오랫동안 의료 및 요리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 한국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식물에 존재하는 페놀 화합물, 테르페노이드, 식물 호르몬의 양과 종류는 식물의 부위, 성숙도, 기후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C. grandis 과실의 이화학적 특성은 성숙과정을 거치면서 급격히 변화하며 이에 따른 파이토케미컬의 변화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세 단계의 숙성 단계(GRS(green ripening stage), HRS(half ripening stage, FRS(full ripening stage))에 있는 C. grandis 과실의 파이토케미컬 화합물과 식물호르몬을 동정하고, 정량화한 뒤 항산화 활성을 평가했다. 또한 성숙 단계에서 파이토케미컬 함량이 가장 높은 과실을 피클로 제조하여 저장 중 파이토케미컬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C. grandis 과실의 성숙 단계 별 일반성분 분석 결과, 과일이 성숙될수록 단백질, 지방, 회분, 탄수화물이 증가했으며 총 당류와 베타카로틴 함량도 FRS에서 가장 높았다. 무기질 분석 결과, 칼륨은 모든 숙성 단계에서 풍부했으나 HRS에서 가장 높은 함량을 보였고, 칼슘 함량은 GRS에서 가장 높았으며 숙성될수록 감소했다. 아미노산의 경우 비필수 아미노산의 총량은 GRS가 FRS보다 약 3배 정도 많았고, 가장 풍부한 아미노산은 글루타민이었다. 필수 아미노산도 미성숙 단계에서 가장 풍부했으며 트립토판 함량이 현저히 높았다. 비단백질 아미노산 분석 결과, GRS에서는 GABA와 S-메틸 네티오닌의 함량이 높았다. 항산화 활성 분석에서 총 폴리페놀과 총 플라보노이드는 과일이 숙성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유사한 결과로 DPPH와 ABTS로 측정한 항산화 활성 능력은 성숙도가 증가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또한 세 단계의 성숙도에 따른 C. grandis 과실의 화학적 특성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성숙도에 따른 C. grandis 과실의 생리활성물질을 확인하기 위해 LC-MSMS를 활용하여 정성분석을 수행하였으며, 총 30개의 피크 (트리하이드록시벤조산 1종, 하이드록시신남산 11종, 플라보놀 11종, 플라본 2종, 리그난 1종, 세스퀴테르펜 1종, 트리테르펜 3종) 가 확인되었다. 이후 과실의 숙성 단계에 따른 주요 파이토케미컬을 확인하고, 그 중 항산화 특성에 기여하는 주요 물질을 선별하여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숙성 과정에서 틸리로사이드의 농도는 증가했지만 항산화 효과가 있는 하이드록시신남산(클로로겐산, p-쿠마릭산), 플라보놀(루틴), 트리테르펜(쿠커비타신 B, D) 등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GRS에서 발견된 페놀 화합물과 트리테르펜이 정량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식물호르몬 분석 결과, 과실이 성숙할수록 GA4의 함량은 감소하는 반면 IAA와 SA는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성숙 단계의 C. grandis 과실은 생리활성물질 함량이 높아 식품첨가물 및 건강보조식품 개발에 있어 혁신적인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쓴맛과 떫은맛이 나는 C. grandis 의 미숙과는 생과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박과의 식품 가공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인 피클로 가공하였다.
GRS를 이용한 피클은 Design expert 프로그램의 중심합성설계법 (Central Composite Design)을 이용하여 피클 절임액의 10가지 비율을 구하였다. 이렇게 제조된 C. grandis 피클로 전문가 패널을 대상으로 관능평가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를 반응표면분석법 (Response Surface Methodology)에 반영하여 피클의 최적 비율 (식초 18.9096 %, 알룰로스 9.8338 g) 을 도출하였다. 최적화된 비율로 제조한 피클은 15일에서 최대 55일까지 숙성시킨 후 10일마다 채취하여 이화학적 특성 및 파이토케미컬의 조성 및 함량을 비교하였다. 피클의 저장기간이 길어질수록 pH는 감소하였으며 바이오제닉 함량이 현저히 감소하여 C. grandis를 피클로 제조하여 생과에 존재하는바이오제닉아민의 축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C. grandis 피클의 정성분석 결과 총 21가지 화합물 (하이드록시신남산 7종, 플라보놀 9종, 플라본 1종, 트리테르펜 4종)이 다음과 같이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파이토케미컬의 정량분석 결과, 폴리페놀 (하이드록시신남산, 플라보놀)의 총량은 25일째에 가장 높았고 이후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트리테르펜은 C. grandis 과실이 피클로 가공된 후 급격히 감소했고,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감소했다. 식물호르몬 함량은 숙성에 따라 ABA는 감소하였으나, 페놀산에 속하는 SA는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C. grandis 과실의 숙성 단계별 파이토케미컬 성분의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파이토케미컬 함량과 항산화 활성이 가장 높은 시기를 확인하였다. 이 정보는 기능성 식품으로서 C. grandis의 잠재성이 가장 높은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항산화 활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된 미성숙 단계의 C. grandis 과실을 최적화된 조리법을 활용하여 피클로 제조하였다. 저장 기간에 따른 파이토케미컬의 조성과 함량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저장 25일째의 C. grandis 피클이 가장 우수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다양한 생리활성물질과 항산화 활성을 가진 미성숙 단계의 C. grandis 과실은 피클 제조를 통해 기능성 식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