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첨단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기능과 용도 측면에서 인간을 대신하는 작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최근 인간-로봇 상호작용에 초점을 둔 다양한 서비스 로봇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중 정서적 안정과 동반감을 느끼며 소통할 수 있는 반려로봇의 역할이 앞으로 상승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반려로봇의 사회적 속성에 따른 디자인 요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본 논문은 사용자가 반려로봇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방안으로 반려로봇의 비언어적 요소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현재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음성 기반 인공지능 스피커 등 로봇의 언어적 요소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비언어적 요소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그러나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 측면에서 시선, 몸짓 등의 비언어적 요소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미묘한 감정 또는 생각을 직관적인 방식으로 전달해 주는 유용한 소통의 매개체이다.
그러나 아직 반려로봇은 실제 사용 경험에 기반을 둔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하다. 반려로봇 디자인에 비언어적 요소를 적용하는 방안에 효율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려로봇을 향한 사용자 지향성 즉, 사용자가 반려로봇에 대해 기대하는 반려로봇과의 관계, 사회적 역할, 인상 등을 먼저 파악한 후에 반려 로봇의 비언어적 행위 지원성 곧, 반려로봇이 사용자에게 유발하는 모든 비언어적 행위 가능성의 범위를 선정해야 한다. 이에 본 논문은 반려로봇에 대한 사용자 지향성을 기반으로 반려로봇 디자인에 비언어적 요소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살펴보았다. 따라서 본 논문의 목적은 사용자가 지향하는 방식으로 반려로봇의 비언어적 행위 지원성을 선별하여 사용자가 반려로봇과 편안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사용자 기대에 부응하는 반려로봇 디자인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도달하는 새로운 디자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반려로봇, 인간-로봇 상호작용, 비언어적 요소에 관한 문헌 조사를 바탕으로 연구의 이론적 논의 및 차별성을 검토하였으며, 실증 분석 1과 실증 분석 2를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였다.
실증 분석 1에서는 반려로봇의 대한 사용자 지향성을 파악하기 위한 구조화된 설문지를 설계하였으며, 일반인 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다.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계 분석을 사용하여 반려로봇의 보편적 가치 인식에 기반한 사용자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이를 통해 도출한 5가지 사용자 유형별 반려로봇에 대한 인식 및 사용자의 사회 심리적 특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실증 분석 2에서는 반려로봇의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사용자 인식을 분석하기 위한 2차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반려로봇의 비언어적 행위에 대한 정보를 나타내는 13개의 기표를 선정하여 온라인 설문 조사를 통해 일반인 200명을 대상으로 기표별 중요도를 측정하였다. 또한, 실증 분석 1과 동일한 설문 항목과 분석 방법을 가지고 사용자 유형을 분류하였으며, 실증 분석 1과 일관된 특성을 보이는 5가지 사용자 유형을 확인하였다. 이에 유형별 반려로봇의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인식 차이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반려로봇에 대한 보편적 가치 인식을 기반으로 둔 유형화 분석을 통해 '동반자형', '평균형', '자기중심형', '성취지향형', '안전지향형' 5가지 사용자 유형을 도출하였다. 유형별 반려로봇의 보편적 가치를 평가하는 수준과 수용 의도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였으며, 이는 크게 3가지 수준으로 나타났다. 먼저, 높은 수준은 '동반자형'으로 반려로봇을 독립적인 객체로 이해하고 반려로봇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해당 유형은 앞으로 반려로봇을 사용할 개연성이 가장 높은 유형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보통 수준은 '평균형'과 '자기중심형'으로 나타났다. 두 유형 모두 반려로봇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이지는 않으나, '동반자형'처럼 반려로봇을 사회적 관계를 맺는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낮은 수준은 '성취지향형'과 '안정지향형'으로 반려로봇의 보편적 가치와 수용 의도에 대한 수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둘째, 반려로봇의 보편적 가치 인식이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였다. 가장 높은 수용 의도를 보인 '동반자형'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이며, 중간 수준의 수용 의도를 보인 '평균형'과 '자기중심형'은 56%이며, 가장 낮은 수준의 수용 의도를 보인 '성취지향형'과 '안정지향형'은 11%이다. 이는 현재 국내 일반인의 반려로봇에 대한 인식 수준이 반려로봇을 실제 수용하는 데 있어 기술 대중화의 변곡점 시점을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셋째, 모든 유형에서 반려로봇의 비언어적 행위를 위한 기표로 '눈'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였다. 유형별 '눈' 기표의 중요도 수치는 차이가 있었으나 유형별 총 13개 기표에 대한 순위를 분석한 결과, 모든 유형이 공통으로 '눈' 기표에 대한 중요도를 가장 높게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반려로봇과 비언어적 상호작용을 하는 데 있어 모두가 '눈'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마지막으로, 반려로봇에 대한 보편적 가치 인식이 긍정적일수록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중요도를 높게 평가하였다. 반려로봇의 보편적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한 '동반자형'은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중요도가 모두 높게 나타났으며 요소별 간격 차이도 가장 적게 나타났다. 반면, 반려로봇에 대한 인식이 가장 부정적으로 나타난 '성취지향형'과 '안정지향형'은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중요도를 가장 낮게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 반려로봇에 대한 보편적 가치 인식과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인식 간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통계 분석을 활용한 사용자 유형화를 통해 반려로봇을 향한 사용자의 추상적 사고를 구체화하여 인식의 개념으로 재정립하였으며, 반려로봇의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유형별 사용자 데이터를 생성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반려로봇 디자인 및 관련 분야의 전문가에게 객관적 기준 및 자료를 제공하며, 본 연구에서 제안한 사용자 유형화 방법론은 앞으로 반려로봇의 비언어적 요소를 적용한 폼팩터 디자인의 효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