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아버지와 사별한 자녀인 연구자의 주관적인 경험과 아버지의 죽음을 실존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질적 연구 방법인 자문화기술지를 적용하여 다루고 있다. 연구의 목적으로는 아버지와 사별한 자녀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죽음을 받아들인 후, 연구자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함에 있다.
본 연구에는 일기자료, 메모 자료, 회상자료 등 경험에 중점을 맞추어 수집하고 기술하였으며, 장기코딩 방법을 사용해 면밀하게 분석하였다. 가족과의 인터뷰, 자문화기술지를 연구하는 전문가(지도교수) 1인의 피드백을 통해 신뢰도를 높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아버지와의 사별 후, 연구자는 남은 가족마저 갑자기 잃게 될까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위태롭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안쓰러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한 시간 속에서 절망했고, 조급했고, 우울했으며 신체화 증상도 경험했다. 또한 자신의 건강에 과하게 걱정하는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일어났으며 아버지를 상실한 후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하고 억압하면서 외로움과 혼자가 된 것 같은 경험이 나타났다. 연구자는 아버지의 죽음을 오로지 슬픈 일, 부정적인 일이라고만 생각하며 회피하며 살아왔지만, 자문화기술지라는 글쓰기 과정을 통해 회피하고 억압하고 있던 죽음이라는 외상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으며 죽음을 실존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아버지와의 사별 경험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나아가 삶의 의미를 찾고 재구성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를 토대로 본 연구는 부모의 죽음을 경험한 자녀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게 하는 토대가 될 수 있고, 병으로 인한 부모 사별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는 것에 의의가 있으며, 죽음을 실존적으로 바라보면서 아버지의 죽음을 다시 바라보게 되면서 받아들이게 되고,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변화가 나타난 것을 제시한 것과 상담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시선과 침묵의 변화가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단순히 변화에 대한 상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 자신이 경험하는 것에 충분히 머물러보고 가족 또는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한 것에 의의가 있다. 이후 본 연구의 한계점과 향후 연구되어야 하는 연구과제 등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를 토대로 가족의 죽음을 실존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가지고 한결 더 편안해진 심리적 상태에 이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