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주관적 행복감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대단히 낮은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아동·청소년의 행복감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아동·청소년의 행복지수는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아동·청소년의 행복증진을 위해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개입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청소년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서 적극적 여가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여가활동이 주관적 행복감에 종단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였다. 여가활동의 경우 사회적 개입을 통한 의도적 조정이 비교적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청소년의 행복감 증진을 위한 개입방안이나 정책개발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여가활동과 행복감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패널회귀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 분석은 시간경과에 따른 변인의 변화를 파악하고, 측정되지 않는 잠재적 특성을 통제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 아동·청소년패널조사 가운데 중학교 1학년 패널 2,590명을 대상으로 1~4차년도(2018년~2021년) 자료를 활용하여 세부 영역별 여가활동이 주관적 행복감에 종단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주관적 행복감의 평균 변화는 2018년에 2.94에서 2021년 2.80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활동의 종단적 빈도분포 변화를 살펴보면 전체적인 여가활동 시간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다른 여가활동에 비해 사용시간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여가활동이 스마트폰 사용에 편중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둘째, 패널회귀분석을 통한 독립변수들의 영향력을 요약하면 주관적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독립변수 중 성별은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의 주관적 행복감이 높고, 가족구성은 한부모에 비해 양부모일 때 행복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독립변수를 개별사례 내 효과와 개별사례 간 효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에서 개별사례 내·개별사례 간 효과 모두 긍정적 영향요인으로 나타난 변수는 자아존중감, 학업성취, 긍정적 양육태도, 독서시간, 친구와 노는 시간이었다. 반면에 개별사례 내·개별사례 간 효과 모두 부정적 영향요인으로 나타난 변수는 우울과 스마트폰 사용시간이었다.
한편, 부정적 양육태도, 운동 및 신체활동과 교내 동아리 활동 여부는 개별사례 내 효과는 긍정적 영향요인으로 나타난 반면, 개별사례 간 효과는 부정적 영향요인으로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또한 교외 동아리활동은 개별사례 내 효과에서만 긍정적 요인으로 체험활동 여부는 개별사례 내 효과에서만 부정적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월 평균 가구 소득은 개별사례 간 효과에서만 부정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셋째, 여가활동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중에서 흥미로운 점은 체험활동 여부가 개별사례 내 효과에서 주관적 행복감에 부정적인 영향요인으로 나타나 체험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참여하지 않는 것보다 주관적 행복감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기존 연구들이 체험활동의 참여정도가 주관적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와 상반되는 것으로 본 연구가 그동안 횡단연구로 분석하지 못했던 체험활동과 주관적 행복감과의 인과관계를 종단연구를 통해 밝혀냈거나 청소년의 체험활동에 대한 관점이 부정적으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동아리 활동은 교내외 동아리활동 모두 개별사례 내 효과에서 종단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요인으로 나타났지만, 교외 동아리 활동은 교내 동아리 활동에 비해 더 큰 긍정적 영향력을 보여 교내외 동아리활동 간의 영향력 정도에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감 증진을 위한 여가활동의 개선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언하였다. 첫째, 청소년의 여가시간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 내에서 여가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청소년들이 다양한 여가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여가시간을 확보하고 주관적 행복감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여가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여가에 대한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제고 프로그램 및 대중 캠페인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여가에 대해 부모나 이해 관계자인 교사, 관련 공무원 등의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청소년들의 여가 의지가 낮아지고 여가에 소극적일 수 있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의무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셋째, 여가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청소년의 여가활동 증진을 위해 청소년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여가활동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관심과 욕구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므로 청소년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참여가 촉진되고 개입의 효과성이나 만족도가 높아져 여가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