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선체 부착생물은 해양생태계와 해운업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이들의 국가 간 이동 및 확산을 규명하고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미세조류인 돌말류, 남조류, 와편모조류는 선체 표면 같은 기질에 부착하여 생물막을 형성한다. 이는 선체 방오도료의 성능 저하와 무척추동물의 선체 표면 부착 등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국내에 보고된 부착 미세조류의 현황을 학술 문헌을 통해 파악하였으며, 이후 국내외 선박 조사를 통해 선체 표면에 존재하는 미세조류의 생물상을 형태 및 분자생물학적으로 규명하였다. 또한, 국제선의 국내 입항으로 인한 해외 부착 미세조류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부착판 마이크로코즘(microcosm) 모사실험으로 부착조류의 재성장 능력을 확인하였다. 2021년 9월과 11월 국내 연구 조사선(장목1호, 이사부호, 온누리호)으로부터 시료를 채집하고, 추가로 2022년 하절기(6~9월)에 국제 무역선 및 인근 항만시설의 부착조류와 식물플랑크톤 시료를 채집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본 연구에서 파악한 국내 해양 부착 미세조류는 87속, 153종이며, 돌말류가 약 93%로 확인되었다. 국내 연구선 부착 미세조류는 장목 1호에서 돌말류 11종이, 이사부호와 온누리호에서는 각각 돌말류 10종이 확인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깃털형 돌말류로 20 μm 내외의 크기를 지녔다. 특히, 외국 운항 경로의 두 연구선에서의 우점 속은 Halamphora로 확인되었는데 종에 대한 형태적 차이가 관찰되었다. 국제 무역선에서 출현한 선체부착 미세조류는 총 13종이 확인되었으며, 돌말류인 Halamphora와 Navicula가 우점하였다. 국내 주변 항만 부착 미세조류를 포함한 미세조류는 88종으로 돌말류, 와편모조류, 부등편모조류가 확인되었는데, 특히 국내 소형항만 부착 미세조류는 모두 돌말류로 총 34종이 확인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Bacillariophyceae의 깃털 모양의 돌말류였으며, 주된 속은 Achnanthes, Cocconeis, Navicula, Nitzschia로 확인되었다. 무역선과 주변 항만의 부착 미세조류를 비교한 결과, Halamphora를 제외하고는 출현 종이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선체 표면과 주변 항만시설의 표층수에 공통적으로 출현하는 종은 없었다.
아울러 수중 청소로 분리된 선체부착 미세조류의 재성장능력을 마이크로코즘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21일간 관찰한 결과, 약 35% 이상의 성장률이 관찰되었다. 더 나아가 형태 및 계통분석을 수행한 결과, 이들은 Halamphora로 동정되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대표적인 선체부착 미세조류는 깃돌말류인 Halamphora로 확인되었다. 이는 선체부착생물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관리를 위해 국내 여러 지역에서 추가로 Halamphora를 식별하고 모니터링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향후, 더 많은 부착 미세조류가 선체를 통해 국내로 유입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들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