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케이팝 음악의 송폼에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섹션인 벌스, 프리 코러스, 코러스 등과는 다른 새로운 섹션들이 추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그중 포스트코러스 섹션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하였다. 포스트코러스는 송폼을 구성하는 하위 개념인 섹션 중 하나로서,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코러스 뒤편에 위치하는 또 다른 후렴이다. 2010년 이후 케이팝에서 포스트코러스가 사용된 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포스트코러스는 최근 케이팝 음악의 송폼에서 가장 많은 반복과, 음악적 최고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섹션이다.
실제로 2010년대 멜론 시대별 차트에서 매년 20위까지를 범위로 총 200곡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20%인 39곡에서 포스트코러스 섹션이 나타났다. 위 39곡의 포스트코러스 섹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을 크게 6가지로 도출할 수 있었는데, 이는 추가적 후렴, 인스트루멘탈 섹션의 대체, 제목과 핵심 키워드의 반복, 비언어적 가사의 사용, 악기의 리드 멜로디 중심, 장르의 변화 등으로 나타났다. 이 특징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곡에서 하이라이트를 담당하고 있는 포스트코러스 섹션을 대중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작곡가의 의도라고 분석되었으며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포스트코러스 섹션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코러스의 뒤편에 위치하며 추가적인 후렴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분석 대상곡 39곡 모두에서 포스트코러스가 코러스 뒤편에 나타나며 제2의 후렴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포스트코러스가 나타나는 대부분의 곡에서 브릿지 섹션이 함께 사용되는 특징과, 피처링이 이루어진 대부분의 곡에서 포스트코러스 섹션이 나타나는 특징들이 발견되었다.
둘째, 포스트코러스 섹션은 인스트루멘탈 섹션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트코러스가 사용되는 위치는 인트로를 대체하는 곡의 시작 부분, 인터루드를 대체하는 1절과 2절 사이, 2절 코러스 뒤편, 그리고 아웃트로를 대체하는 마지막 후렴 반복 부분으로 분류되며 각각의 인스트루멘탈 섹션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포스트코러스 섹션의 가사에서는 노래의 제목 혹은 핵심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총 39곡 중 26곡에서 이와 같은 특징이 드러났으며, 사용된 단어로는 신세대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최신 유행어와 신조어가 다수 나타났다. 이는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 후킹 효과를 생성하였고, 케이팝의 훅송 혹은 힙합의 훅 섹션과도 그 결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포스트코러스 섹션의 가사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으로는 비언어적 가사의 사용이 도출되었다. 총 39곡 중 41%인 16곡의 포스트코러스 섹션에서 비언어적 가사가 사용되었으며, 비언어적 가사의 종류로는 음성어, 의성어, 악기를 흉내 내는 소리 등이 포함되었다.
다섯째, 포스트코러스 섹션에서는 보컬의 멜로디 이외에도 악기의 리드 멜로디가 중심적으로 사용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댄스 장르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EDM의 섹션 중 드랍의 요소가 나타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201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이러한 양상이 증가하였으며, 사용된 리드 악기로는 신디사이저가 50%, 색소폰 30%, 기타가 10%로 그 뒤를 이었다.
여섯째, 포스트코러스 섹션을 포함하고 있는 곡에서는 음악의 여러 장르가 혼합되는 특징과, 각 섹션 별로 장르가 변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총 39곡 중 72%인 28곡에서 장르의 혼합이 나타났고, 각 섹션별 장르의 변화는 201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2020년대에는 더욱 많은 곡에서 이와 같은 특징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포스트코러스 섹션의 사용이 케이팝 음악에서 하나의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논증하였다. 이를 통하여 케이팝에서 나타나는 포스트코러스 연구의 초석이 되고, 국내 대중음악 송폼에 관련된 이론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