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소멸되어가는 송범 작품에 대한 학문적 탐구와 전승 및 계승에 대한 필요성 아래 문헌연구와 작품분석을 통해 역사·문화·교육·기록적 가치를 도출하여 무용사적 가치를 밝히는 것에 목적이 있다. 문헌연구는 단행본, 학위논문, 정기간행물(신문 및 잡지), 구술채록집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교차연구로 역사적 변곡점이 존재했던 1900년대 초 근대의 기점부터 무용계의 전반적인 흐름과 신무용의 탄생 배경 및 전개 양상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작품 〈참회〉, 〈생령의 신음〉, 〈사형대〉를 텍스트로 선정하여 영상분석을 통해 상징적 의미구조를 도출하였다. 작품에 따라 동작의 의미구조와 작품 요소의 의미구조를 도출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정리한 송범 작품의 무용사적 가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송범의 작품은 우리 무용사 속 발전의 한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그의 작품은 근대시대의 예술 활동의 산물로서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점차 소멸되어 가고 있다. 불안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외부의 힘이 아닌 자력으로 버텨낸 활동이었다는 점에 가치가 있으며, 이는 한국의 무용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둘째, 송범의 작품은 근대의 시대성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에서 문화적 가치가 있다. 인간은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사용하는데, 예술에서는 상징을 수단으로 한다. 표현주의 무용인 신무용 작품은 이러한 상징적 표현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담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은 종교적 주제, 역사적 사건 등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는 근대의 춤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와 의의가 있다.
셋째, 송범의 작품은 창작 방법론의 원천으로서 가지는 교육적 가치가 있다. 그의 작품은 현대의 창작무용으로의 도약을 위한 과도기적 춤이었다. 예술은 창작의 산물이며 창작은 이전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한 시대의 변천과 요구에 따라 특징과 특색을 갖춰 발전시켜야 비로소 가치를 지니게 되는데, 송범의 예술관은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반적인 도제식 교육이 아닌 무용수의 예술적 사상과 감정표현을 중시했으며, 이러한 예술관은 국립무용단에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주역 무용수를 배출하는 바탕이 되었다.
넷째, 송범의 작품은 보존하고 기록해야 할 가치가 있다. 기록에 대한 필요성 및 중요성이 대두되지 않았던 시기에 여러 사건을 거치며 자료들은 소실되었다. 이를 학문적으로 발굴하고, 전승 및 계승을 위한 기록의 필요성과 가치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연구자는 송범의 작품 〈참회〉, 〈생령의 신음〉, 〈사형대〉 외에 아직 연구되지 않는 작품들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체계적인 탐구가 필요함을 인식하였다. 더 나아가 시대를 대표하는 무용가 송범의 지속적 연구를 위해 교육의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여 그의 예술관 및 가치를 전승·계승함에 무용계가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임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