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자원에 의존한 산업의 발달은 인류에게 경제적 이익과 문명의 발전을 제공하였지만, 한편으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시켰다. 현재, 인류는 한정된 석유 자원과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활용했던 기존의 석유 자원을 바이오매스로 대체하는 개념의 바이오리파이너리는 한정된 석유 자원과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바이오리파이너리는 식량 자원 기반의 공급원료를 활용하여 음식 윤리와 관련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편, 미세조류, 유기성 폐기물과 같은 바이오매스는 지속가능한 공급원료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상용화된 공급원료와 비교하여 당화 효율이 낮아 상용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미세조류와 유기성 폐기물과 같은 지속가능한 바이오매스를 공급원료로 한 시설 내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물질을 생산해내는 통합 바이오리파이너리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 중이다.
본 연구에서는 추출 공정, 당화 공정, 발효 공정, 열분해 공정으로 구성된 통합 바이오리파이너리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추출 공정에서는 다양한 바이오매스로부터 생리활성 화합물 추출 공정을 개발하였다. 루테인을 추출하기 위해 미세조류를 공급원료로 활용하였으며, 고-액 추출법의 단점인 낮은 수율을 보완하고자 반응표면분석법을 사용하여 최적 추출 조건을 도출하였다. 미세조류 추출물들의 강력한 항산화 활성이 확인되어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마이크로파 보조 추출법을 이용하여 식품 가공 부산물인 귤껍질로부터 헤스페리딘과 나리루틴을 단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추출하였다. 귤껍질 추출물은 물리화학적 특성은 저해되지 않으며 항산화 및 항균 효능을 가지는 바이오엘라스토머로 활용되어 기능성 고분자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당화 공정에서는 식품 가공 부산물인 오렌지 껍질, 커피 찌꺼기, 밤 껍질을 미생물 발효에 활용될 발효성 당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개발하였다. 당화 공정은 각각의 바이오매스들의 효소 가수분해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전처리 단계와 효소를 활용하여 다당류인 바이오매스를 미생물이 대사 가능한 단당류로 전환하는 효소 가수분해 단계로 구성된다. 각각의 바이오매스는 그 구성성분이 상이하므로 전처리 단계와 효소 가수분해 단계는 활용된 바이오매스에 맞춤형으로 설계되었다. 이를 위해 전처리 단계에서는 통계학적 최적화 방법인 반응표면분석법을, 효소 가수분해 단계에서는 효소 가수분해 프로파일링을 수행하여 각 바이오매스에 가장 적합한 당화 조건을 도출하였다.
발효 공정에서는 커피 찌꺼기 가수분해물 기반 젖산 발효 공정과 밤 껍질 가수분해물 기반 에탄올 및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발효 공정을 개발하였다. 효소 가수분해에 의해 얻어진 두 가수분해물은 모두 정제된 상업용 포도당과 비교하여 미생물에 의한 소비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궁극적으로 세포 생장 및 최종 산물의 생산성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커피 찌꺼기 가수분해물과 밤 껍질 가수분해물이 정제된 상업용 포도당의 대안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열분해 공정에서는 추출 공정에서 발생한 미세조류 부산물을 바이오차로 전환하고, 이를 에너지 저장 장치인 슈퍼캐패시터로 활용하는 공정을 개발하였다. 미세조류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바이오매스로 추가적인 활성화 공정 없이 표면에 질소가 도핑된 바이오차로 전환되어 전기화학적 특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전환된 바이오차를 전극으로 활용하여 제작된 슈퍼캐패시터는 상용화된 슈퍼캐패시터보다 약 1.5배 더 높은 에너지밀도를 보여 친환경 에너지 저장장치 시장에서 유망한 소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제로 웨이스트 전략을 기반으로 한 추출 · 당화 · 발효 · 열분해 공정으로 구성된 통합 바이오리파이너리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탄소 중립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