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중국 전통 조각예술의 고유성과 조형관에 내재되어 있는 심미적 특성들을 조명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들에 대해 규명하였다. 더 나아가 그것들이 어떻게 현대 조각예술의 창작에 적용될 수 있는지 그 전환 가능성에 대하여 탐구하였다. 수천 년에 걸친 부단한 변천과 경험의 축적을 통해 중국 전통 조각예술은 고도의 표현기법과 철학과 심미의식을 갖춘 성숙한 조형 예술체계를 형성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21세기 포스트모던의 시대에는 새로운 재료와 매체들이 개발되면서 조각예술의 창작 환경이 빠르게 확장되어 가고 있다. 또한 표현의 다양성에 있어서도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더하여 대중들의 심미의식도 변화함에 따라 보다 새롭고 창조적인 주제와 표현 방식들이 요청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자는 본인을 포함한 조각가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의 조각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다채로운 심미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중국 전통 조각예술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전환하여 자신만의 조형예술 언어를 찾아 나가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연구자는 전통 예술의 체계는 그 지역의 문화를 토대로 발전한다고 보였다. 그리고 중국 전통 조각예술은 대륙의 농경문화를 토대로 함축적이고 내재적인 심미의식을 띠면서 발전하였다. 그리고 직관을 통해 사물을 파악하는 문화적 경향을 토대로 사실적 재현보다 심상의 표현에 집중한다고 분석하였다. 이어 연구자는 중국 전통조각예술의 고유한 특징들이 주로 재료, 형상, 주제, 기법의 측면에서 드러난다고 보고, 이를 다양한 문헌들과 대표적인 중국 고대 조각들을 사례로 들어 고찰하였다. 그 결과 재료적 측면에서는 자연에서 재료를 취함으로 풍부한 자연미를 함축하고, 형상적 측면에서는 동물 형상을 비롯한 자연물을 대상으로 하여 자연미를 표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주제적 측면에서는 심상과 감정의 표현을 주제로 함에 따라 함축적 미감과 상징성을 보여주며, 기법의 측면에서는 다양한 조각 기법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을 통해 유연하게 표현하였다. 한편, 연구자는 중국 전통조각 예술 속에 내재되어 있는 심미적 특성들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갔다. 그 결과, 이를 공예미술에서 기인한 장식미, 회화와의 융합을 통한 선의 미, 상징미, 그리고 과장미로 규정하여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연구자는 중국 전통 조각예술의 현대적 전환을 보여주는 중국 현대예술가들의 사례로써 부중망, 증성강, 전망, 서빙, 진운강, 채국강의 예술세계를 제시하면서, 중국전통 조각예술의 창조적인 전환 가능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모색하였다. 이를 통하여 연구자는 중국 전통 조각예술이 현대 조각예술 창작의 풍부한 모체가 될 수 있다는 기본 관점을 더욱 확고히 구축하였다.
이상의 토대 연구를 바탕으로 연구자의 〈온고지신(溫故知新)〉 연작을 면밀히 고찰해 보았다. 그 결과 연구자의 작품세계의 특징들을 이미지의 차용과 재료의 변환을 통한 상징의 발현, 전복과 해체를 통한 관념의 전환, '응물상형(應物象形)'조형관의 계승과 발전, 개체와 집단의 상징적 표현이라 정의하고 분석하였다.
결론적으로 연구자는 중국 전통 조각예술에 기초하여 현대 조형예술의 창작을 논하는 방법론과 실천이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기법 배후에 깊이 내재되어있는 심미적 특성들을 포착하는 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를 창조적으로 전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전통문화를 문화적 자원으로 삼아 새로운 창작의 여정을 도출해내고 창조적인 자신만의 안착점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