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낙타상자〉는 라오서의 탄생 1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대극원에서 중국 문학가 라오서(老舍)의 소설 「낙타상자」를 대본으로 각색하였다. 옛날 중국 북평에 정직하고 착한 인력거꾼 상자가 진취적인 인력거꾼에서 무감각한 서민으로 전락한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상자는 정직하게 힘으로 먹고 사는 성실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시대의 흐름이 그의 꿈을 깨뜨렸다. 혼란한 전쟁에서 '상자'는 생계를 유지하는 도구인 '인력거'를 병사들에게 빼앗겼다. 이것은 그를 정직함에서 타락으로 이끌었다. 그는 훔친 낙타로 인력거를 교환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현실은 또다시 그를 패배시켰다.
작곡가 곽문경(郭文景)은 소설에 내포되는 예전의 베이징의 운치를 파악하여 고함(吆喝)과 설창(說唱)을 통해 가사를 완전히 말하는 형식으로 불러내어 오페라를 더욱 민족적인 특색을 띠게 하였다. 오페라 〈낙타상자〉는 서양 오페라의 형식을 전체적으로 따르고 있는데 레치타티보와 아리아를 번갈아 사용하며, 합창과 중창을 적게 사용하고, 아리아 부분에서 A-B-A¹ (Da Capo Aria)를 사용하였다. 비록 작품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전통적이지만 작곡가 곽문경은 창작에서 현대적인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특히 화성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로 미묘한 조화와 부조화 음정을 활용하였다. 이는 인물 이미지의 묘사를 돋보이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
본 논문은 중국 오페라 〈낙타상자〉의 역사적 배경 및 창작 배경, 줄거리 소개, 인물 관계 분석, '상자'의 적극성과 소극성 분석을 통해 오페라 〈낙타상자〉의 남자 주인공 '상자'를 연구하고, '상자'의 대표적인 세 곡의 아리아 〈이 차를 봐라(瞧這車)〉, 〈이별(离别)〉과 〈몰락(沉淪)〉에 대한 음악적 분석 및 오페라 〈낙타상자〉를 통해 본 중국 오페라의 미래 발전 방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혁개방 이후, 중국 오페라는 서양 현대 작곡기법으로 오페라를 창작하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곽문경은 바로 대표적 작곡가 중의 한 명이다. 곽문경의 〈낙타상자〉를 연구함으로써 곽문경이 서양의 작곡기법과 이념을 이해하고 습득하여 작품으로 풀어내었음을 고찰하였다.
둘째, 곽문경의 〈낙타상자〉는 중국 국가대극원에서 창작한 다섯 편의 오페라 중 한편으로 처음으로 현대문학을 각색한 오페라이다. 본 논문에서는 작곡가 곽문경이 〈낙타상자〉를 통해 고전적 문학의 풍부한 미학적 가치를 발굴하여 그러한 문학을 계승하였음을 연구하였다.
셋째, 이토록 중국에서 크게 인정을 받은 작품인 〈낙타상자〉에 관한 연구는 중국에서도 아직 충분치 않으며, 한국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 연구를 통해 〈낙타상자〉의 가치를 한국에 알리고 더 나아가 중국 오페라의 훌륭함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오페라 〈낙타상자〉는 '상자'라는 인물을 통해 옛날 중국 서민들의 고난 생활을 생생하게 반영하며, 옛날 중국 사회의 깊은 갈등을 폭로하고, 동시에 궁핍한 사람들의 비극적 운명을 오페라라는 음악적 형식으로 풀어 내었다. 오페라 〈낙타상자〉는 서양 오페라의 기세와 풍채를 충분히 드러낼 뿐만 아니라 중국 이야기의 내재적인 운치와 기풍을 잘 보여주었다. 짙은 색채와 웅장한 기세, 그리고 긴장감이 넘치는 음악이 극의 가장 화려한 밑거름이 되었다. 특히 대본 선택, 예술적 표현, 언어의 표현 및 심미적 가치 등에 새로운 이념을 투입하여 후세 오페라 창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