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중년에 입국한 북한이탈 여성의 정착 경험과 나이 듦의 인식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40대 이후에 입국하여 현재 50대와 60대가 된 북한이탈 여성 13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여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다. 자료 분석은 지속적 비교분석방법(constant comparison method)에 따라 반복적으로 비교분석하며 개념을 도출하고 의미 단위별 하위주제와 범주화를 진행하였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러난 7개의 범주는 '사라진 반평생으로 텅 비어 버린 중년', '다시 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림', '어제의 북한과 오늘의 남한에서 오도 가도 못 하던 나', '중년의 어깨에 매달린 남북의 무게', '준비 없는 노후, 지속되는 불안', '노년은 고생한 나를 위한 휴식의 시간', '함께 갈 노년을 위한 준비'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중년에 입국한 북한이탈 여성의 정착 경험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핵심 범주는 '텅 빈 중년, 잃어버린 시간을 채워 내 삶의 주체로 성장함'이었다. 중년에 한국에 입국한 북한이탈 여성의 중년기 삶의 경험은 일반적인 여성의 생애 주기와 다르게 주요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였고 한국의 중년여성과 비교하여 좀 더 역동적인 '성장'의 과정이었다. 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긍정요소는 '가족'이었으며, 삶을 관통하는 불안요소는 '외로움' 이었다.
노후에 대한 인식은 거의 부재한 편이었는데 북한의 삶에서 체득한 노년세대의 무용성, 즉 55세면 일을 그만두고 물러나 '뒷방에서 쓸모없이 살아야 한다.' 는 사고가 중년의 위기감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년에 입국하여 노후 준비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이 부재했던 연구 참여자들은 국가를 신뢰하며 국민연금 등 정부 지원에 의지하였고, 노년은 지금까지 힘들었던 삶을 내려 두고 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첫째 북한이탈 중년여성의 생애주기에 맞는 종합적이고 실질적 교육과 노년기 진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 둘째 북한이탈주민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 지원의 필요성, 셋째 중년에 입국해 단독세대를 이룬 북한이탈 여성의 특성에 대한 이해 및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노력 등 사회복지의 실천적 개입 방안을 제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