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경향에 따른 수요는 점포 입지에 영향을 미친다. 1990년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구매는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소비 활동이 가능해지면서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구매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과 비용적 측면의 이점으로 전자상거래 구매는 증가하고 있다. 선택적인 점포 방문으로 온라인상에서 구매되는 주요 상품 및 서비스와 관련된 오프라인 점포는 폐업으로 이어졌다.
SNS를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방문 경험이 없는 장소에 간접적인 경험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목적지 결정을 위한 정보검색 과정에서 개인의 소비 성향에 따른 선택은 중심지에서 벗어난 장소의 방문으로 이어졌으며 SNS를 통해 형성된 소비경향에 따라 인기 업종은 특정 지역의 개업과 입지 확산을 보인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한 가치 중심적 소비와 함께 2020년 발생한 COVID-19는 이전과는 다른 소비경향이 단기간에 나타난 시기이다. COVID-19는 사람 간의 접촉 시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는 특징으로 일상생활에서의 활동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고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던 근무, 학습의 공간이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로 전환되었고 이에 따라 통행의 흐름은 변화했다. 바이러스 전파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로 도시공간의 점포 이용에 대한 비대면 소비 경향은 1인 가구의 증가, 인건비 상승 등 소상공인의 경제적 이유와 함께 무인점포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소매업에서 서비스업까지 무인화가 확대되는 추세로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는 업종별로 무인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사진관은 무인 운영형태의 점포가 밀집되어 분포하고 있지만, 카페의 무인점포는 분산되어 분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무인화 추세가 더딘 업종으로 보인다. 사진관과 카페는 대면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는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두 업종이 다른 운영형태로 확대되는 양상은 비대면 소비 이후의 소비 경향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본연구에서는 선행연구를 기반하여 비대면 소비 이후 COVID-19의 여파와 정보통신기술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현재를 '선택적 대면'의 시기로 보았다. 비대면 소비 이후 무인점포 확산에 차이를 보이는 사진관과 카페, 두 업종을 연구 대상으로 '선택적 대면' 소비경향이 나타나는 점포의 지리적 특성을 분석한다. 수요 지향적 입지 분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비대면 소비 이후 소비경향에 따른 입지 특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소비경향에 따른 지리적 특성을 비정형·정형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정형데이터로 소비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블로그 데이터를 이용하여 COVID-19 이전과 이후의 소비 경향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적 연구범위를 COVID-19 이전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로 설정하여 '사진관', '카페'를 검색어로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시행한 결과, 주요 소비행태 변화를 나타내는 주요 키워드에 따라 점포의 속성을 분류할 수 있었다. 사진관의 경우 '셀프' 키워드를 중심으로 유인과 무인점포로 속성을 구분했으며 카페의 경우 '공간', '대형'의 키워드로 점포의 면적에 따라 10평(33.1m²) 미만과 10평(33.1m²) 이상의 카페로 구분했다.
둘째, 정형데이터 분석을 이용하여 소비행태에 따라 구분된 점포의 공간패턴 분석을 진행했다. 공간적 연구범위를 서울시로 설정하여 점포의 위치 데이터를 활용한 커널 밀도 분석 결과 유인 사진관의 경우 강남구와 마포구 지역을 중심으로 밀집하여 위치한다. 무인 사진관은 홍대상권을 포함하는 마포구 서교동을 중심으로 영등포구, 성북구, 송파구 일대로 확인되었다. 10평(33.1m²) 미만 카페는 중구와 강남구에 높은 밀집도를 보였으며 10평(33.1m²) 이상 카페는 중구, 강남구를 포함한 서대문구에 높은 밀집을 보였다.
셋째, 선택적 대면 소비경향을 보이는 점포가 입지한 주요 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서울시 행정동별 점포의 수를 독립변수로, 수요와 공급에 의한 소비와 점포 환경을 설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종속변수로 구성하여 단순 선형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유인 사진관은 20대 생활인구, 스포츠시설, 2021년 사업체 창업률, 관광/여가/오락시설 순으로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5시~10시 생활인구, 학교, 인구밀도, 상업용 연면적이 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무인 사진관은 10대~20대 생활인구, 주말 대중교통 승차 승객, 관광/여가/오락 시설, 공원과 2021년 사업체 창업률이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5시~10시 생활인구, 학교, 상업용 연면적이 부(-)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10평(33.1m²) 미만 카페의 점포 입지에 환산 임대료 1층, 20대 생활인구, 스포츠시설, 상업용 연면적, 5시~10시 생활인구가 정(+)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대 생활 인구가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10평(33.1m²) 이상 카페는 20대 생활인구, 스포츠시설, 환산 임대료 1층, 공원, 관광/여가/오락 시설과 상업용 연면적, 학문/교육 시설 순으로 정(+)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학교, 10대 생활인구와 인구밀도가 부(-)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선택적 대면 소비경향으로 확산한 무인 사진관과 10평(33.1m²) 이상 카페에서 나타난 지리적 특성은 정보통신망으로 정보 공유에 민감한 20대의 소비경향이 나타나는 지역으로 고정적인 수요가 있는 공공시설이 위치한 환경보다 관광/여가/오락 시설과 공원이 인근에 있는 점포 환경이 선택적 대면 소비경향에 따른 점포 입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적 소비경향을 도시공간에 나타난 변화를 통해 지리적으로 분석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비대면 소비 이후 소비경향에 따른 수요중심의 입지 특성 분석 결과를 통해 직·간접적인 대면을 선호하는 소비행태를 파악했으며 비대면 소비 이후 수요중심의 점포 입지 선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