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본어는 표의문자인 한자와 표음문자인 가나를 조합하여 사용하는 복잡한 표기 체계를 가지고 있다. 어종별 분포로는 한자어가 49.1%를 차지하고, 고유어나 혼종어에서도 어간, 어근의 중요한 뜻을 나타내는 부분은 주로 한자를 사용하고 있어 일본어 습득에 한자 학습은 필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중등교육 일본어 수업에서는 학습자의 한자 수준, 부족한 시수 등 여러 요인으로 한자 교수·학습이 실시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생활일본어 교과 학습 요소에서 한자를 제외시켜 초기 일본어 학습자에 대한 일본어 한자 교육을 실질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이에 본고는 중등교육 현장에서의 일본어 교수·학습에 대한 의의 재고를 목적으로 중등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에서는 현재 일본어 수업에서 한자 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전반적인 현황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교사의 일본어 한자 필요성에 대한 의견과 교육 실천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확인했고, 중등교육에서 일본어 한자의 필요성과 일본어 한자 교육 실천을 기준으로 총 4개의 분면을 만들어 각 분면의 대표성을 띠는 교사들과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여 4개 분면의 차이가 무엇으로부터 기인한 것인지 조사했다. 심층 인터뷰는 교사의 일본어 한자에 대한 신념과 실천 사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일본어 교사에 대해 정성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교사의 학습 경험이 일본어 한자에 대한 신념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여기에 일본어 교수 경험이 결합되어 일본어 한자 교육 신념을 형성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신념이 2022 개정 교육과정 생활일본어 교과에서 한자를 배제했을 경우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교사들은 교육과정이 현장에서 나아갈 수업의 기준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한자 교육에 있어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제시되어 있어 그 괴리를 교사의 한자 교육 신념으로 극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