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시공간적인 한계를 뛰어넘게 되면서 디자인 프로세스와 디자이너의 역할도 영향을 받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디스플레이 환경에 익숙해져 작업 도구는 키보드와 마우스 사용으로 제한되면서 연구자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디지털 공간 속에서 디자인 과정부터 결과까지 도출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동시에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새롭게 등장한 매체에 적응하며 작업과 결과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전략을 모색하게 되었다.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혼재된 환경 속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 종이와 픽셀, 인쇄매체와 디지털매체 사이 한쪽이 다른 한쪽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단순히 눈으로 보는 행위를 벗어나 실제 감각을 활용한 디자인 방식을 제시한다. 디자이너와 작업물 사이의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강조하며, 작업이 만들어지는 환경, 과정, 행위를 관찰하고 이를 그래픽 디자이너 관점에서 기술한다. 연구자는 생산부터 결과까지 멀어진 거리와 비구체적인 과정을 가시화하고 그래픽 디자인에서 등한시되는 물리적 제작 방법을 디자인 과정과 결과물에 적용하는 실험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