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는 급격한 교통망의 발전을 경험하였으며, 도시 간 시·공간적 접근성은 빠르게 향상되었다. 이는 물리적 교류를 넘어 지역 간 문화 및 정보의 교류와 같은 기능적 네트워크를 증대시키며, 국토 공간구조, 국민 생활 패턴 및 관광·여가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도시의 발전 속에서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활동 및 기능이 달라지는 공간구조의 분화가 나타났다. 일자리, 문화, 인프라의 집적지인 대도시에서는 인구과밀현상의 심화가 나타난 반면,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도시의 기능과 교류가 약해짐에 따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고령화를 동반한 인구감소는 도시경제의 원동력이 되는 지역 내 노동력 감소, 지역 전체의 생산성 감소를 통해 경제쇠퇴로 이어질 우려를 발생시키는 만큼 정부는 인구 및 경제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오히려 이전보다 심각해진 인구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실제 도시는 인구, 산업, 인프라뿐만 아니라 경제·산업 측면의 물자와 인구의 주변 지역과의 연계 및 교류를 통해 성장하는 유기체와 같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정책은 도시인구, 도시 간 네트워크, 도시경제의 유기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못하고, 모든 도시에 직접적인 인구성장 및 경제성장을 위한 천편일률적인 정책만을 제시하는 실정이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도시인구 특성과 도시 간 네트워크, 그리고 도시경제성장 세 요소 간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궁극적으로 도시 간 네트워크에 따라 도시인구 특성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 실증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인구성장률 및 인구구조를 유형화하여 도시인구 특성을 구분하고, 각 도시인구 유형과 도시 간 네트워크, 그리고 도시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파악하였다. 나아가 도시인구 특성과 도시 간 네트워크의 상호작용에 따른 도시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전통적인 이론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인구성장과 경제성장은 비례하며, 인구구조 측면에서도 연령층별 인구 비율이 경제성장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구성장률과 인구구조를 함께 반영하여 225개 시군구의 도시인구 특성을 구분하였으며, 총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었다. 대부분의 유형에서 기존의 이론에서와 같이 도시 내 연령층이 높을수록, 인구가 감소할수록 경제쇠퇴가 나타나며 각자의 도시성장단계를 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중장년·고령 특화 및 인구쇠퇴 유형에서는 고령인구가 밀집하고 인구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평균적인 수준보다 크게 성장하는 예외 현상이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도시인구 특성이 도시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도시 간 네트워크의 형태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인구의 쇠퇴가 도시경제의 쇠퇴를 유발할 수 있으나, 일상, 비일상, 물류 등 어떤 형태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도출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현재까지 인구 측면에서만 고령화 및 인구감소 문제에 대응하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각 도시와의 관계성에 기반하여 도시인구 특성과 도시 간 네트워크, 그리고 경제성장과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많은 도시와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네트워크 중심성이 높은 도시와의 교류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인구감소지역이 네트워크 중심성이 높은 도시(대도시)와의 MOU 체결을 통해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세 번째로는 도시 간 네트워크의 증가는 사실상 도시 내외로 이동하는 활동과 같다. 이에 도시인구를 정주 인구로만 파악하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도시 내에서 기능적인 교류를 하며 활동하는 생활인구를 함께 고려한 인구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도시가 인구, 산업, 관광, 물류 등 모든 기능을 담고 있을 필요는 없다.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분업화를 통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서로 적절한 교류를 통해 행정구역 단위를 넘어선 관문 도시와 같은 공유권역 및 공유도시로 역할하는 효율적인 도시체계가 형성될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