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Policy Stream Model) 및 정책의 창 이론, 정책선도가 개념을 활용하여 국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정책의 사례를 분석해보았고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첫째, 국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정책과 관련된 문제의 흐름(problems stream), 정치의 흐름(politics stream), 정책의 흐름(policies stream) 중 '정치의 흐름' 이 정책의 창(policy window)을 여는데 있어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공노이협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끈질긴 요청과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및 합의문 도출, 여러 국회의원들의 계속된 의안 발의에도 불구하고 지리멸렬한 상태로 계류되었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당의 대선후보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도 도입에 대한 찬성 입장을 피력하자 이전과 다른 빠른 속도로 국회 기재위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둘째, 국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의 법적 근거인 공운법 개정을 둘러싼 주요 정책선도가 그룹으로 대선후보, 국회의원, 경사노위, 한국노총이 주목되었다. 이들 중 대선후보, 국회의원, 한국노총은 이슈주창 역할(advocacy)을 경사노위는 정책중개 역할(brokerage)을 이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정책선도가의 전략을 분석해본 결과 대선후보와 한국노총은 주로 틀 짓기(framing) 및 상징(symbol) 전략을 활용하였고 국회의원과 경사노위는 단계를 나누어 접근하는 살라미 전술(salami tactics)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정책선도가(policy entrepreneur)의 역할과 전략을 중심으로 시점 개념을 추가하여 분석해본 결과, 장기적 (일반)시점과 단기적(특정)시점에서 정책선도가의 역할이 변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시점의 의미를 두 가지 관점에서 고려하였는데 먼저, 시간의 길이(length of time) 개념을 기준으로 장기적 시점과 단기적 시점을 나누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와 관련해 살펴보면 한국노총은 오랫동안 장기적 시점에서 이슈주창 역할을 이행했지만 대선후보는 대선을 앞둔 단기적 시점 동안 짧고 강력한 이슈주창 역할을 이행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집중하는 정도(degree of concentration)에 따른 기준을 토대로 일반적 시점과 특정적 시점을 구분하였다. 이는 양적인 시간의 길이보다 질적인 시간의 밀도 개념에 해당되는데 이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라는 특정 시점에서 대선후보와 국회의원은 자신의 관심, 자원, 에너지를 집중하여 정책역량을 쏟아붓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장기적인 시점에서는 다소 늘어지는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적 시점이라 간주할 수 있고, 단기적인 시점은 어떤 시기에 집중하는 특정적 시점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한국노총과 국회의원은 일반적으로 장기의 이슈주창 역할을 이행했지만 단기의 특정 시점에 이르러 정책 중개 역할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적 시점에서 보면 정책의 추진 자체가 다소 늘어지는 현상을 보이지만 특정한 단기적 시점에서 보면 정책선도가의 선택과 집중으로 인해 정책추진이 탄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유사한 견지에서 분석해보면 한국노총은 장기적 측면에서 이슈주창 역할을 이행했지만 대선후보는 단기적 측면에서 강력한 이슈주창을 이행하여 공운법 개정에 있어서 결정적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경사노위 역시 장기적 측면에서 정책중개 역할을 이행했지만 대선후보의 노동이사제 찬성 이후에는 국회의원이 단기적 정책중개 역할로 변화하여 신속한 입법 작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운법 개정 사례에 있어서 기존의 이슈주창과 정책중개 역할은 목표제시와 달성추진 역할로 구체화될 수 있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사노위가 장기적인 차원에서 목표를 제시하면 한국노총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장기적 지원 역할을 이행하였고, 대선후보가 단기적 차원에서 목표를 제시하면 국회의원이 신속하게 목표 달성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 보였다. 이를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목표제시 역할(promoter)에 있어서 경사노위는 장기적 목표를 대선후보는 단기적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달성추진 역할(propeller)에 있어서는 한국노총이 장기적 추진을 국회의원이 단기적 추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볼 때 이러한 '정책의 창' 열림은 정책선도가의 장기적 노력의 토대 위에서 중대한 전환점(critical juncture)을 계기로 선택과 집중되어 결정적 순간에 직면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랫동안 축적된 상태에서 단기의 방아쇠(trigger) 효과가 촉발되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정책흐름모형(정책의 창, 정책선도가 개념)을 적용하여 국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과 관련된 공운법 개정 과정 사례를 처음으로 다룬 시론적 논문에 해당된다. 또한 정책선도가의 역할과 전략에 집중하여 시점에 따라 그 역할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를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