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라는 매체는 여러 방면에서 인간 생활의 오랜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으며, 현대에는 조형예술의 한 분야로 불릴 만큼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모든 예술과 공예, 디자인 분야도 급격히 성장하였고 표현의 경계 또한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작품 제작에 사용되는 매체나 제작 방법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변화하며 발전해 오고 있다. 본 논문은 섬유 예술의 독특한 재료와 기술을 통해 생명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섬유 예술에서 불교 윤회 사상의 구현, 특히 예술작품을 통해 생명의 윤회와 순환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와 우주에서 끊임없이 윤회하는 과정을 탐구하였다.
본 논문에서 윤회는 환생 또는 재생을 의미하며, 여러 종교 및 철학 체계 중 핵심 개념으로 특히 힌두교와 불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윤회 사상에서 생명은 일회성이나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출생과 죽음, 재생을 포함하는 끊임없는 순환의 과정이다. 불교에서 윤회는 끝없는 출생, 죽음을 이어주므로 고통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은 다양한 형태의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불교 교리에 따르면 개인이 윤회를 겪는 이유는 무명과 탐욕 때문이며, 이는 업(業) 즉, 개인의 행위가 결과를 낳음으로써 윤회에 얽매이게 되기 때문이다. 윤회를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깨달음을 통해 진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체험함으로써 열반이라고 불리는 고난을 해탈한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윤회 사상은 종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프리드리히 니체와 같은 철학자는 우주와 우리의 삶이 무한한 시간 속에서 반복되고 매번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영원 윤회와 같은 개념을 제시했다. 또한, 윤회의 통합 개념은 순환의 근본적인 특징을 담고 있는데, 이는 '원'의 상징성으로 표현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원형은 종종 윤회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순환의 의미로서 윤회를 표현하는 에셔의 작품에서는 영원의 상징적 의미를 통해 무한한 순환을 표현하며, 미야지마 타츠오 작가의 작품에서도 숫자와 시간은 시작과 끝이 모두 같다는 것을 뜻하며 '생명의 윤회'라는 주제를 통해 현대 예술을 표현하고 있다. 연구자의 작품 또한 생명 윤회의 추상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원형 요소와 직조 디자인의 조형적 요소를 바탕으로 이를 고찰하였으며, 광섬유, 옻칠, 아크릴 소재를 사용하여 시각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특히 빛의 흐름은 생명의 끊임없는 변화를 반영하고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며, 매듭의 그림자는 안과 밖을 이어주는 순환의 유동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작품에서 보이는 생명은 탄생에서부터 성장, 노화에 이르는 과정인 만큼 반복되는 생명의 윤회와 시간의 순환적 의미를 나타냈다. 직조의 조형적 표현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 원통형 구조를 만들고 매듭을 묶어 생명의 깊은 의미를 담아 매듭을 형성하는 선의 움직임과 방향의 변화로 다채로운 입체감을 형성하여 구조에 따른 시각적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생명의 윤회와 순환의 특성을 통해 섬유 조형물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였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명 윤회와 시간의 순환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