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산업화, 도시화 및 사회문화적 환경 변화는 사회관계뿐만 아니라 가족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핵가족화와 함께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생성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가족의 유대와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구성원의 개인주의화 형태로 이어져, 가족 또는 친족공동체의 중요성을 축소시키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가족구조의 변화뿐 아니라 가족 붕괴 등 가족의 기능 또한 변화시키며, 가족 내 상대적 약자인 아동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아동의 보호, 돌봄, 교육 등 가족 기능에 대한 아동보호시설 등 대안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다루는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의 경우 가정과 같은 주거 여건과 보호, 양육, 자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그룹홈의 역할 뿐 아니라 시설을 운영하는 시설장과 종사자, 이용자 등의 시각에서 그룹홈의 현재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본 연구는 아동그룹홈 시설장들의 시설경영에 대한 경험 공유를 통해 그룹홈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설장 관점의 시사점을 탐색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연구를 위해 그룹홈 시설장 입장에서 시설경영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고, 그룹홈 시설장의 시설경영에 대한 문제점, 어려움과 개선사항, 바람 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그룹홈의 시설장 5인이며, 그룹홈 운영 경력의 경우 평균 10±8.86년이며, 모두 여성으로 60대 1명, 50대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상 그룹홈은 여자시설 3개소, 남자시설 1개소, 혼합형 1개소 등 총 5개로, 입소 아동 현황은 최저 5세부터 최고 만 20세까지로 확인되었다. 자료수집은 2023년 1월부터 2023년 3월 말까지 진행하였으며, 사전과 집단면담 4회와 개별 면담 2회를 통해 진행되었다. 수집된 자료는 Wang(1999)의 포토보이스 연구분석 방법을 이흔정(2011)의 주제 분석 방법에 따라 주체적 역할 강조, 기호화, 해석하기, 문서화하기 순으로 분석하였다.
포토보이스 주제를 아틀라스.ti(Atlas.ti) 22로 분석한 결과, 인터뷰 녹취록에서 단락 244개와 144개의 coding을 초기코드로 77개의 Code Groups이 구성되었고, 최종적으로 32개의 하위개념과 12개의 하위주제(category), 5개의 대주제(theme)로 도출되었다. 도출된 대주제는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이들」, 「금쪽이가 넘쳐나는 그룹홈」,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란다」, 「보호구역에서의 위반행위」, 「보호막 없는 그룹홈」으로 확인되었다. 주제별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이들" 의 경우 "아이들의 잘못된 성 인식과 성 수단", "아이다움을 잃어가는 것이 서글픔", "인권 오남용에 잠식된 아이들"이라는 하위주제들이 포함되었다. 해당 주제에서는 아동들이 잘못된 성 인식과 성매매, 원조교제 등으로 인해 순수함을 잃게 되는 문제점들이 나타났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및 전문가들의 연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둘째, "금쪽이가 넘쳐나는 그룹홈"에서는 하위주제로 "화산폭발 같은 아이들"과 "아이들의 이중성 앞에 무너진 무력감" 등이 도출되었다.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가정에서의 학대나 유기 등으로 인해 심리적, 정서적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과의 협력과 다양한 대처 방안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셋째,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란다"에서는 그룹홈 아동들과 시설장들 간의 감정적 어려움을 다루며, "아이들에게 그룹홈은 시설일 뿐", "니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라는 두 가지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그룹홈 아동들은 그룹홈을 시설로 인식하고, 참여자들은 아이들을 가슴으로 낳은 자식으로 생각하며 부모 역할을 수행하려는 것과 그룹홈 아동들은 원가족과의 강제 분리와 원치 않는 만남으로 인해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끼고, 참여자들은 아이들의 문제와 자신의 역할에 대한 감정 부조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보호구역에서의 위반 행위"에 대한 주제에서는 "거대장벽이 된 원가족"과 "선을 넘는 원가족의 폭력성"이라는 두 가지 하위 주제가 나타났다. 이 주제에서는 원가족과 그룹홈 종사자들 간의 상호 이해를 높이고 문제를 공감하며 해결하기 위해 강화된 지원체계와 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보호막 없는 그룹홈"에 대한 주제에서는 "시설 종사자들의 소리 없는 외침", "왜곡된 시선이 더 아프다", "그룹홈 경영이 점점 어려워"라는 세 가지 하위 주제가 나타났다. 이 주제에서는 그룹홈 종사자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일과 삶의 균형 유지에 있어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 또한, 보호자 간의 이해 부족과 아동 복지 시설에서의 폭력 문제 등으로 인해 종사자들은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인권 보호 문제와 관련된 어려움들도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대체 근무제도 도입과 지방자치 단체와의 협의를 통한 그룹홈 종사자들의 인권 보호와 복지 증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논문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아동들은 잘못된 성 인식과 성 수단, 아이다움의 서글픔, 인권 오남용에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으며,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은 가정에서의 학대나 유기 등으로 인해 심리적, 정서적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원가족들은 아동과의 강제 분리로 인해 아동과의 관계가 손실되고, 그룹홈에서의 부정적인 만남과 상호작용으로 인해 아동과의 신뢰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룹홈 종사자들은 그룹홈 내에서의 스트레스와 정서적 어려움으로 인해 종사자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룹홈 시설장들은 그룹홈 경영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종사자들의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그룹홈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와 지침을 제공하며, 정부, 지방자치단체,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아동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과 그룹홈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 원가족과의 관계 손실, 그룹홈 종사자의 근무 환경 등을 명확하게 보여줌으로써, 정부, 지방자치단체, 전문가들의 협력과 참여를 통해 관련 정책과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어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