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고대 근동의 중심 세력이었던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고 이스라엘의 병인론과 레위기 13~14장에 초점을 맞추어 세 나라의 전염병 관리대책을 비교한 연구이다. 병인론 비교범위는 질병 발생 원인인 병인(etiology)과 질병 설명모델(explanatory model), 신체 이미지(body image), 상징 해부(symbolic anatomy), 치료자(healer) 등으로 한정하였다. 고대 근동의 세 나라의 질병 원인에 대한 개념은 공통적으로 신의 징벌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유일신(God)을 믿는 이스라엘과 다양한 형태의 신들을(deities) 가진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는 치료접근에 큰 차이를 보였다. 메소포타미아는 다양한 계층적 특성을 띤 신들에 의한 의사소통의 한 형태로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이집트는 다양한 신들, 질병발생매개체인 whdw, 몸 안의 불균형 등을 질병 발생의 원인으로 알았다. 이스라엘은 유일신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으로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질병 원인으로 신벌설(神罰說)이 강하게 영향을 미친 당대의 치료사 형태는 주로 신과의 교섭을 하는 사제나 마술사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사제들은 진단에 상징 해부를 주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현대 개념의 수술을 주도하는 외과의도 존재했다.
레위기 13~14장에 근거한 세 나라의 전염병 관리대책과 병인론과의 연관성을 통한 비교에서 종교의식을 위한 청결 즉 목욕, 손 씻기, 의복 씻기 등이 전염병 관리대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의 위생 규례는 전염병 전파 차단과 예방의 개념이 뚜렷하였다. 반면에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는 종교적 예배 시의 순결이 강조되다 보니 자연히 위생적 청결 관념이 보급된 형태였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전염병 환자의 격리는 '추방'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도시 마리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자료에서는 당시에도 전염성 질환의 위험과 격리 및 관리 방법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반면에 이집트는 많은 의학적인 발전이 있었음에도 전염병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고고학적 증거들을 발견할 수 없었다.
3500년 전 레위기에서 제시한 위생 규례인 격리, 검역, 사회적 거리두기, 청결(목욕, 손, 의복 씻기), 마스크, 소각, 가옥 폐쇄 및 파괴 등의 이스라엘의 예방원칙들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오늘날에도 유용한 전염병 전파 차단의 방법들임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레위기에 나타난 위생 규례는 시대를 뛰어넘어 역사 속에 함께 하신 하나님을 증거한다. 또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성경에 대한 믿음과 신뢰감을 더 강화시키는 계기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