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흥미 위주의 상품이 아닌, 소비자의 나이와 국적 등을 초월한 높은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보이고 있다. 〈유년의 실종(The Disappearance of Childhood)〉에서 닐 포스트만(Neil Postman)은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인해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지적했고, 이는 결국 성인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강한 심리적 욕구로 이어진다. 과학 기술의 발전, 애니메이션 관객의 소비 성향 및 미적·시청각적 요구의 변화, 여러 문화의 융합은 애니메이션을 어린이의 전유물에서 대중의 문화로 변화시켰다.
애니메이션은 예술의 한 형태로서, 다른 예술 형식들과 비교할 때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나름의 특수성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가상의 세계를 설정함으로써 더 넓은 범위의 미학을 구축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일상을 근간으로 한 삶을 표현한다. 애니메이션에서 미학을 구축하는 것은 작품 전체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어, 미학 체계 내에서 부분과 전체가 통일성을 가지게 된다. 이 작업은 각 나라별로 특색이 있기에, 애니메이션 한 편을 관람함으로써 관객들은 일순의 즐거움을 얻을 뿐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까지 이해하게 된다.
애니메이션은 이제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성인들의 추억, 여가, 생각을 나누는 하나의 방식이다. 따라서 어린이뿐 아니라 여러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고, 특히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주제와 내용, 표현 방식과 그에 따른 미적 해석까지,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오늘날 영화 시장의 발전 방향과 대중의 반응에 초점을 맞춤으로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관객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2D에서 3D로, 애니메이션은 시대 변화에 발맞춘 다양성, 수준 높은 시청각적 표현력, 완벽한 시장화 운영 모델뿐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 설정과 풍성한 인문학적 요소들까지 어우러져 강한 호소력과 전파력을 가지면서 시대의 정신과 관객의 요구에 부응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산업 자체의 발전에 따른 것이든 시대의 요구의 결과이든 애니메이션의 대중화는 기술 발전의 관점에서 어쩌면 매우 당연한 것이고 그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1937년, 디즈니사가 컬러이면서 유성(有聲)인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를 내놓으면서 미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거의 한 세기에 이르는 발전사(發展史)를 가진 미국 애니메이션은 대중적이면서도, 동시에 동화를 기반으로 미국 문화의 중요한 가치인 열정, 자유와 평등을 은연 중에 전달하고 있다. 현재 미국 애니메이션은 어느 면으로나 전 세계적으로 선두에 서 있고, 그 가치와 의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1958년, 일본의 토에이사(東映アニメーション株式会社)는 중국 민화를 바탕으로 최초의 컬러이자 장편인 애니메이션 〈백사전(白蛇伝)〉을 제작·개봉하였다. 이 작품은 우여곡절이 이어지는 중에 펼쳐지는 낭만적인 스토리와 아름다우면서도 감동을 주는 장면들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성인의 시각에서 섬세하고 감동적인 서사와 그 속의 디테일과 복선을 중시하면서 더 깊고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미국 애니메이션이 오락성에 치중한 것과 비교할 때,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더 깊은 사고를 요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 역시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가진 독특한 미학적 특징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그들의 미학적 구성, 그것을 표현해내는 방법, 내용 전개 방식, 캐릭터 디자인, 색감의 활용, 화면과 음향 기술을 분석하는 한편, 애니메이션의 예술성에 대한 연구로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분석할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