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은 '한국'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측면을 분석하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학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학의 개념과 정체성에 관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며,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학 학술논문의 계량서지학적 분석을 통해 한국학 연구의 동향과 범위에 대한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특히 한국학 세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문학술지를 연구의 대상으로 하여 국제 한국학계의 관심사와 연구 범위에 대해 파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A&HCI와 SCOPUS에 등재되어 있는 한국학 분야 영문학술지 4종, Korea Journal 800편, The Review of Korean Studies 482편, Seoul Journal of Korean Studies 297편, Acta Koreana 331편 등 총 1,910편을 선정하였다. 이를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첫째, 학술지 4종에 실린 논문들의 연구 주제와 연구 대상 시기를 살펴봄으로써 내용분석을 수행하였다. 연구 주제는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분류표를 기준으로, 연구 대상 시기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기준으로 구분하였다.
둘째, 논문 저자의 소속기관, 소재지, 신분, 전공 분야, 그리고 논문 저자의 수와 공동연구 현황 등을 파악하여 저자 관련 요소를 분석하였다.
셋째, 텍스톰(Textom)을 이용하여 논문 저자 키워드의 빈도분석을 수행하였다.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저자 키워드가 등장한 전체 시기를 대상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상위 50개의 저자 키워드를 도출하고, 더 나아가 1기(2008년-2012년), 2기(2013년-2017년), 3기(2018년-2022년)로 시기를 나누어 시기별 상위 15개의 저자 키워드를 분석하여 시기별 변천을 파악하였다. 또, 저널별 분석을 통해 각 저널의 특징을 확인하였다.
넷째, 넷마이너(Netminer 4.5)를 이용하여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였다. 분석은 빈도분석의 대상과 같은 2008년부터 2022년 사이 최근 15년간 논문의 저자 키워드로 등장한 단어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이를 통해 토픽별 주제 및 주요 단어와 각 토픽의 비중 등의 요소를 도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학 연구의 분야는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체육학의 순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세 연구 분야 모두 2000년대 이후 논문의 수와 연구 범위가 크게 성장하였다. 인문학 분야의 경우 역사학, 한국어와문학, 종교학, 철학 순으로 논문이 발행되었고, 사회과학 분야는 정치외교학, 사회학, 인류학 순으로 나타났으며, 예술체육학 분야에서는 영화, 미술, 음악학 순으로 연구가 수행되었다. 연구 대상 시기는 현대, 조선, 근대 순이었으며, 세부적으로 조선 안에서는 조선 후기, 근대 안에서는 일제강점기 연구가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수행되었다. 종합적으로 연구 주제별 시기 분포의 파악을 통해 현대 시기의 인문학, 사회학 관련 주제를 다룬 논문이 집중적으로 발행됨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논문 저자의 소재지는 국내 소속기관의 저자가 73.25%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외 기관에 소속된 저자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소속기관의 경우, 서울대학교 소속 저자가 전체의 13.61%로 가장 많았고, Seoul Journal of Korean Studies는 서울대학교, The Review of Korean Studies는 한국학중앙연구원, Acta Koreana는 계명대학교 등 Korea Journal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저널에서는 각 저널의 발행처 소속 저자가 가장 많이 논문을 게재하고 있었다. 저자 신분은 '교수'가 74.29%로 가장 많았으며, 저자의 전공은 역사학, 한국어와문학, 사회학, 정치외교학 순으로 나타났다. 논문당 저자의 수는 1인 저자 논문이 91.78%였으나, 2인 이상의 공동 저자 논문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었으며 이 현상은 특히 사회과학 분야에서 많이 나타났다.
셋째, 저자 키워드는 'Korea', 'Buddhism', 'Japanescolonialperiod', 'Joseon' 순으로 도출되었다. 학술지별로, Korea Journal에서는 'Kpop', 'Candlelihtprotest'. 'Hallyu' 등 한국의 사회 이슈나 문화 관련 용어가 다수 등장하였다. The Review of Korean Studies에서는 'Buddhism', 'Joseon', 'Neoconfucianism', 'Confucianism' 등 조선시대 종교철학 관련 용어가 빈도수 상위를 차지하였다. Seoul Journal of Korean Studies에서는 'Silla', 'Joseon', 'Koryo', 'Samguksagi', 'Archaeology' 등 역사학 관련 단어가 상대적으로 많이 도출되었다. Acta Koreana는 'Neoconfucianism', 'Toegyeyihwang', 'Confucianism', 'Humannature', 'Yulgokyii' 등 조선시대 유학, 성리학 주제 관련 논문이 많이 수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넷째, 토픽모델링 결과, 총 5개의 토픽이 도출되었다. '한국 근현대 정치사', '한국 불교문화', '한국 대중문화, 문화 전파 현상', '한국 역사', '조선시대 종교철학'으로 나타났으며, 5개 영역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었다. 이 중 한류, Korean wave, K-culture 등으로 명명되며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영역인 토픽 3 '한국 대중문화, 문화 전파 현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학의 전통적 주력 분야인 역사, 철학, 종교 분야가 각각 나머지 3개 영역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까지도 이들이 여전히 중요한 연구영역임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국내에서 발행된 한국학 분야의 영문학술지 4종을 분석하여 그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국제적 한국학 학술 커뮤니티의 관심사와 연구영역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이 작업은 한국학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앞으로의 한국학 연구의 방향과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