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영원하지 않은 시간 속에 생과 사의 순환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시간의 굴레 속에 우리들의 시간은 흔적을 남긴다. 흔적은 망각과 기억의 순환 과정을 거치며 남겨지는 삶의 기억이다.
본 연구자 콜라주의 이론적 배경을 살펴본 결과 콜라주는 서구 회화에서 이차원적 평면 회화가 갖는 실재감 표현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하였고 계속해서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콜라주가 갖는 매력적인 표현에 한국의 작가들 역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우리나라 정서를 반영하는 한지 콜라주의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사하게 되었다.
연구의 선행 작가는 '콜라주'라는 범주 안에서, 다양한 콜라주 사용을 한 마리아 베리오, 서양 콜라주와 한지 고유성의 마티에르를 표현한 이응노, 한지의 우연적 변주를 통해 한지 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권영우의 회화에 나타난 표현 방식을 주시하였고, 이를 통해 본인 작품의 다양한 방향성을 탐구할 수 있었다.
연구자의 작품은 시간의 흔적을 한지 콜라주로 표현한다. 본 논문은 비가시적인 '시간의 흔적'이 한지 콜라주를 통하여 효과적으로 시각화된 과정의 당위성을 찾고자 한다. 작업의 소재로 망각과 기억의 순환을 표상하는 자연물, 인물, 동물로 구성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순환을 한지 콜라주를 통해 표현하고 반복적으로 쌓인 한지 조각들이 만들어낸 마티에르는 화면에 입체감을 형성하고 무형의 시간의 흔적을 가시화하는데 효과적인 표현이었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본인의 작품에 나타난 시간의 흔적의 한지 콜라주 표현 연구에 관한 논의를 종합하고 작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의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