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상담은 내담자가 겪는 어려움이 개인의 심리내적 역동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통 상담 이론들과 구분된다. 따라서 다문화 상담은 인종, 민족성, 국적, 세대,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종교, 장애 및 신체적 특징, 사회경제적 지위 등 측면에서 내담자를 이해하고자 하며 그러한 문화적 특징을 민감하게 고려한 상담적 개입을 강조한다. 다문화 상담은 급속도로 다원화된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 내담자들의 상담적 요구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될 것으로 여겨지며 그에 따른 활발한 실천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는 다문화 상담 경험, 교육 참여, 다문화 상담역량, 인지적 유연성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다문화 상담 경험 및 교육 참여와 인지적 유연성의 영향력을 검증하고자 수행되었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문화 상담 경험, 교육 참여, 다문화 상담역량, 인지적 유연성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둘째, 다문화 상담 경험과 다문화 상담역량 간의 관계를 인지적 유연성이 매개하는가? 셋째, 교육 참여와 다문화 상담역량 간의 관계를 인지적 유연성이 매개하는가?
이와 같은 연구문제를 검증하기 위하여 국내에 거주하는 상담자 및 상담수련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하였다. 연구대상자들은 각각 인구통계학적 질문지와 다문화 상담 경험, 교육 참여, 다문화 상담역량, 인지적 유연성에 관한 질문에 응답하였으며 최종적으로 195부의 자료가 본 연구에서 활용하였다. 해당 자료는 SPSS Statistics 29와 SPSS PROCESS Macro를 통해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여성이 181명(92.8%)으로 주를 이루었으며, 학력은 석사 졸업인 경우가 120명(61.5%)으로 가장 많았다. 상담 경력은 3년 미만이 76명(38.8%), 3년 이상 6년 미만이 64명(32.7%), 6년 이상이 56명(28.6%)으로 나타났으며, 주된 근무지는 대학 내 상담센터가 49명(25.1%)으로 가장 많았다. 연구대상자가 소지하고 있는 자격증은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2급(104명/53.3%)과 여성가족부 청소년상담사 2급(100/51.3%)이 주를 이루었다.
연구대상자의 다문화 상담 경험을 조사한 결과 총 6개로 구분한 소수자 내담자 집단 중에서 연령 및 세대별 관련 소수자 내담자와 상담한 경험이 평균 3.08(SD=1.21)로 가장 높았으며, 사회경제적 지위 관련 소수자와 상담한 경험이 평균 2.85(SD=.96)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상담자들이 주로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실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대상자의 교육 참여 수준은 대학 및 대학원 외 다문화 상담 관련 단기 특강 및 워크샵에 참여한 적이 있는 사람이 97명(49.7%), 다문화 상담 관련 수퍼비전에서 발표하거나 그러한 수퍼비전에 참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87명(44.6%)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 및 대학원 교육과정에서 다문화 상담 관련수업을 수강한 사람은 57명(29.2%)으로 다른 교육 형태에 비하여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관분석 결과 다문화 상담 경험과 교육 참여는 각각 다문화 상담역량과 정적인 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지적 유연성은 다문화 상담 경험, 교육 참여, 다문화 상담역량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둘째, 매개분석 결과 다문화 상담 경험과 교육 참여는 각각 다문화 상담역량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 관계를 인지적 유연성이 부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다문화 상담경험과 교육 참여가 다문화 상담 역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인지적 유연성을 매개로 하여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문화 상담의 실천 주체인 상담자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다문화에 대한 광의의 관점을 적용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또한 다문화 상담 경험 및 교육 참여가 다문화 상담역량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확인하고 인지적 유연성이 다문화 상담역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경험적으로 입증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상담 실습 프로그램 및 다문화 상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