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위탁아동은 부모 사망, 가정해체, 학대 등으로 인하여 친부모와 분리되어 살아가며, 위탁보호 중에도 원가정과의 관계나 불안정한 양육환경으로 인해 성장과 발달에 불리함을 겪는 취약한 집단이다. 가정위탁아동은 다양한 심리사회적 부적응을 겪지만, 학교에서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하다. 학교적응은 성인기 적응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며, 위탁아동의 경우 부모로부터 받는 유익한 자원이 부족하고 학교에서의 성공적인 적응에 실패하더라도 일반 가정의 아동과 같이 추가적인 기회나 지원을 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위탁아동의 학교적응과 관련하여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은 위탁아동의 다차원적 결핍과 사회적 위축이다. 가정위탁유형 중 경제적 취약계층인 조부모에 의한 보호가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 양육보조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탁아동의 가정환경 또한 결핍 수준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동의 학교적응은 가정의 경제적 수준이나 다차원적 결핍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탁아동의 다차원 결핍을 학교적응의 영향요인의 하나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빈곤 경험은 사회적 관계에서의 위축 및 고립을 유발하며, 위축된 아동은 학교생활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 가정위탁아동의 경우 일반가정의 아동보다 높은 수준의 심리정서적 부적응들을 경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탁아동의 사회적 위축이 다차원적 결핍과 학교적응 사이에서 미치는 영향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본 연구는 가정위탁아동의 다차원적 결핍이 사회적 위축을 통하여 학교적응에 미치는 경로를 살핌에 있어 코로나19 전후의 차이와 성별에 따른 차이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다차원 결핍환경의 취약아동의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으며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력도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에 의하여 아동의 심리정서적 문제가 증가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회적 위축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변화를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하여 여아와 남아는 코로나19 상황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 다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아는 남아에 비하여 코로나19 상황을 더 염려하고 위축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정위탁아동의 경우도 성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첫째, 가정위탁아동의 다차원적 결핍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둘째, 가정위탁아동의 다차원적 결핍이 학교적응에 이르는 경로에서 사회적 위축의 매개효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셋째 가정위탁아동의 다차원적 결핍이 사회적 위축을 통해 학교적응에 이르는 경로가 코로나19 발생 전후로 어떠한 변화를 보이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정위탁아동의 성별에 따라 다차원적 결핍이 사회적 위축을 통해 학교적응에 이르는 경로에 차이가 존재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대상은 전국의 만 10~13세(2019년 기준) 가정위탁아동이다. 본 연구는 「2019 가정위탁아동 패널연구」, 「2020 가정위탁아동 패널연구」의 조사에 모두 참여한 총 254명을 분석하였다.
연구에 대한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코로나19 발생 전 가정위탁아동의 다차원적 결핍은 학교적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학교적응에 직접적으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코로나19 발생 전 가정위탁아동의 사회적 위축은 다차원적 결핍과 학교적응의 관계에서 완전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불완전매개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셋째, 다집단분석을 통하여 변인 간 경로 영향력이 코로나19 전후로 어떠한 변화를 보이는지 비교한 결과, 다차원적 결핍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위축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위탁아동의 다차원적 결핍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나타냈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위축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게 감소하였다.
넷째,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 가정위탁아동의 성별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였으나 다집단분석의 결과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남아와 여아 모두 다차원 결핍이 사회적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위축은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등 남녀 간 동일한 경로를 보였으나,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남아는 변인 간 모든 경로가 유의한 반면 여아는 다차원 결핍이 직접 학교적응에 미치는 경로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집단 간 유의한 경로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가정위탁아동의 학교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이 다차원적 결핍과 사회적 위축임을 검증하였으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다차원적 결핍의 영향이 더 커진 것을 확인하였다. 가정위탁아동이 학교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위탁아동의 결핍환경을 개선하고 위축 수준을 낮출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며,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재난 상황 속 가정위탁아동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실천적 ·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