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역량은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핵심 역량으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디지털 역량은 학교 교육의 목표로 강조되고 있으며, 국가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최근 아동의 디지털 역량에 관한 연구들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인재 양성이나 디지털 시민으로 해야 할 역할 강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이 디지털 환경이 아동의 일상생활이 되면서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실현하는 것은 오프라인에서 아동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해졌으며,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들이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필수역량으로써 디지털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디지털 역량은 모든 아동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하는 권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지침과 안내가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디지털 역량을 아동권리 관점으로 개념화하고 이를 측정하는 연구는 아직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의 욕구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의 권리를 신장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국가의 정책적, 법적 이행사항을 명시한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권리에 대한 일반논평 제25호'를 기반으로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 개념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을 개념화하고 이를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 척도(Children's Digital Competency Scale Based on the Rights of the Child; CDCSR)를 개발하여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의 개념과 구성 요소를 구안하고 척도 문항 pool을 구성하였다. 그리고 2회에 걸쳐 델파이 조사하여 내용 타당도가 검증된 초기 척도 문항을 도출하였다. 그다음으로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 아동 213명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통해 문항을 일차적으로 정제한 후 본조사를 실시하였다. 본조사는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 아동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확인적 요인 분석과 신뢰도 검증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 척도(Children's Digital Competency Scale Based on the Rights of the Child; CDCSR)를 개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은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권리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권리로써,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의 권리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다. 디지털 역량과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의 차이점은 디지털 역량은 기기 활용, 정보검색, 의사소통, 참여 등을 이론적 지식과 더불어 실천할 수 있는 '역량'으로 보지만,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은 이 모든 것을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권리와 의무로 본다는 점이다.
둘째,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은 6개 구성 요소로 구성된다. 6개 구성 요소는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권리에 기반하여 아동에게 필요한 디지털 역량으로 ①디지털 기기 이해 및 활용, ②디지털 정보 검색 및 활용, ③디지털 사생활 보호, ④디지털 건강, ⑤디지털 의사소통과 참여, ⑥디지털 윤리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①디지털 기기 이해 및 활용은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이 디지털 기기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으로 챗GPT를 포함한 AI 기술 활용능력을 포함하였다. ②디지털 정보검색 및 활용은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이 디지털 기기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다. ③디지털 사생활 보호는 나 자신의 사생활 보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생활 보호에도 주의를 기울이며 자신이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지 주의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되었다. ④디지털 건강은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생활과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나타낸다. 여기에는 디지털 기기 이용시간 조절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 학습 등 일상생활과의 균형을 포함하였다. ⑤디지털 의사소통과 참여는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이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아동들은 본인이 주장하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을 말이나 글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로 표현하고 동시에 의사소통하면서 참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⑥디지털 윤리는 디지털 환경에서 디지털 규범을 지키고 유해 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능력으로 디지털 규범준수, 디지털 유해 정보 차단이 포함되었다.
셋째, 최종적으로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 척도(CDCSR)는 디지털 기기 이해 및 활용 6문항, 디지털 정보 검색 및 활용 8문항, 디지털 사생활 보호 12문항, 디지털 건강 5문항, 디지털 의사소통과 참여 11문항, 디지털 윤리 7문항 등 총 49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 척도(CDCSR)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아동권리기반 디지털 역량 수준을 살펴 불 수 있는 진단 도구이다. 이는 그동안 디지털 역량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인재 양성이나 디지털 시민으로의 역할 강화가 아닌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하는 아동권리관점으로 논의를 확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앞으로 CDCSR는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 근거하여 모든 아동의 권리가 증진될 방안을 모색하는데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이 온전한 시민으로 인정받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아동 정책 연구의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