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어 교육 중간언어 화용론에서 수행된 화행 연구에 관한 것이다. 화행 연구는 한국어 모어 화자와 학습자 간의 화행을 비교하고 그 원인과 양상을 밝히어 화용적 실패를 처치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한국어 학습자가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한국어로 적절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화행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한국어 교육의 화행 연구는 주로 특정 언어 사용 집단의 화행 전략을 도출하여 집단 간 비교를 통한 화행 교육 또는 교재 분석 등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화행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화행 실현형을 수집하는 도구인 DCT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흡했다. DCT는 화행 자료 수집 도구의 역할을 하면서 수집된 화행의 분석 기반이 되므로 화행 연구에서 중핵적인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에 주목하여 DCT 기반의 화행 연구 가운데 거절 화행 DCT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문헌조사의 연구 방식으로 거절 화행 연구 논문을 수집하였고, DCT를 분석하기 위한 분석 기준 도출에 집중하였다. DCT 설계 및 제작에 대한 지침은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다소 논의가 되기는 하였으나 DCT의 유형 또는 양상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없었기 때문에 DCT를 실제로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특징, 개선점 그리고 분석 기준들을 귀납적으로 도출해 냈다.
DCT를 사용한 선행 연구에서는 주로 이전에 사용된 DCT를 수정 및 보완하였는데 이러한 점은 DCT의 타당도 검증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선 연구의 DCT를 후속 연구자가 참고하면서 단점을 줄여 개선하는 과정 거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시대의 언어 사용 양상에 부합하면서 한국 사회 현실을 잘 반영하는 DCT 개발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로 수행된 연구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관련 분야 연구의 경향을 소개하고 화행 자료 수집 도구로서 DCT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한국어 교육의 화행 연구에서 다양한 영역의 주제가 연구되어 왔지만 화행 자료 수집 도구인 DCT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대부분 전략 비교, 교재 분석, 교수 방법 등에 국한되어 있어서 DCT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은 연구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화행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고 새로운 화행 연구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DCT 연구의 필요성과 중요도에 대해서 논의를 하였다.
2장에서는 제2 언어 습득과 한국어 교육에서 논의된 화행 이론을 소개하고 화용 능력과 화용 능력 평가에 대해서 소개하였다. 이 논의를 통해 제2 언어 습득에서 화행 능력을 어떻게 정의하고 이론적으로 체계화하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한국어 교육의 화행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어 교육에서 축적된 화행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한국어의 특징과 현실에 맞는 이론을 세워 볼 수 있는 논의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DCT 유형과 장단점 및 DCT 구성과 설계를 검토하여 3장에서 분석할 DCT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를 진행하였다.
3장에서는 DCT 분석 방법과 기준을 도출하고자 귀납적인 검토 방식으로 접근을 하였고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10개의 분석 기준을 도출할 수 있었다. 도출된 분석 기준으로 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DCT의 모든 상황을 분석하면서 특징과 양상을 확인하였다. 분석 기준은 크게'거시적 분석 기준'과'미시적 분석 기준'으로 나누었다. 거시적 분석 기준으로'제시문 장면 유형','유발 화행의 적합성', '화행 실현 장소 제시'가 도출되었다. 거시적 분석 기준은 DCT에 답을 작성할 때 1차적으로 DCT의 내용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미시적 분석 기준에는'등장인물 유형','사회적 변수 조합의 적절성', '대인관계 표현 설정','명확한 정보 제시','시대상 반영의 문제','장면 실현의 가능성','제3자 개입 여부'의 일곱 가지를 도출하였다.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통해 거절 화행에서 사용된 DCT가 어떤 형식과 구성으로 자료 수집 도구의 역할을 하였는지 일목요연하게 파악하였다.
4장에서는 등급화한 DCT에 대해서 논의를 전개하였다. 이를 계량적 분석과 질적 분석으로 검토하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방향을 제시하였다. 계량적인 분석은 주로 문제점을 보인 DCT 상황에 대한 개선점을 모색하는 데에 유용하였다. 또한 문제점이 전혀 없는 A등급 DCT 상황을 통해 화행 자료 수집에 적합한 DCT 개발의 방향도 모색할 수 있었다.
5장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적용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특히 DCT가 평가 도구의 기능을 하는 것을 인식하고 평가 영역의 이론을 통해 DCT 개발 시 DCT 작성 세부 계획서에 대해 논의하였다. 연구의 결과를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DCT 표준화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이것을 통하여 6장 결론에서는 본 연구를 정리하고 DCT 개발의 후속 연구 과제를 제안하였다.
위와 같이 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분석 기준을 도출하면서 현재 DCT의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거절 화행 상황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제시문에서 제공된 정보가 부정확하며 의미가 모호하여 응답자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큰 경우가 많았다. 또한 그 제시문의 내용이 현실성이 떨어져 응답자가 그 상황을 수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상황 수용 가능성이 매우 낮은 DCT도 있어 개선이 요구되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장소 제시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등장인물의 물리적 배경이 명확해지고 이는 화행 실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DCT를 개발할 때 필요한 지침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것에 비롯되었다.
본 연구는 한국어 교육의 화행 연구에서 DCT가 가지는 화행 자료 수집 도구로서 역할과 기능이 중요하다고 보고 분석 기준을 마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타당하고 객관적인 DCT 개발 절차를 설계하였다. 이러한 점은 한국어 교육 화행 연구의 새로운 학술적 영역에 대한 모색을 시도하여 연구의 외연을 넓혔다는 데에 의의를 지니며 DCT 표준화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은 한국어 교육 화행 연구에 교육적인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