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항공기 자살테러시건’은 현단계의 국제법 하에서 고찰해야 할 많은 법적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9.11 테러사건’의 법적 성격은 가장 선차적으로 검토해야 할 중요한 법적 문제이다. 이는 보는 입장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9.11 테러사건’은 국제테러로서 국제사회의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임에는 틀림없으나, 국제범죄의 내포와 외연에 대한 국제사회의 법적 확신 결여로 인해 현단계에서 국제범죄로 속단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평화에 대한 위협’을 구성하며, 또한 ‘인도에 대한 죄’에 해당된다. 집단살해죄 성립여부에 관해서는 미국민 집단을 파괴하려는 특정적인 고의의 요소가 존재하느냐에 따라 해답이 달라질 수 있으나, 일응 이를 긍정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9.11 테러사건’이 그 동안 국제사회에서 채택된 3개 항공기테러규제협약의 규율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점은 ‘9.11 테러사건’을 통해 드러난 법의 흠결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제사회가 이 점에 유념하여 법적 보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