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9세기 동아시아의 과학활동과 과학담론 속에서 최한기의 과학활동과 담론의 위치가 어디쯤인지에 주목해서 그의 과학 텍스트를 다시 읽어보고자 한다. 그의 과학문헌 읽기를 통해서 일차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것은 조선 유학자였던 최한기가 19세기 당시의 과학문헌과 과학지식, 특히 서양과학을 어떻게 읽었는가이다. 그가 당시 서양과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두 이질적인 문명의 패러다임이 만나는 역사적 공간에서 최한기는 동아시아 문명의 전통에 서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러한 최한기의 눈에 비친 서양과학의 모습이 어떠했는지가 진정으로 의미 있는 歷史象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찰은 결국 19세기 조선과 동아시아의 과학 담론 속에서 최한기의 사색이 지니는 명확한 역사적 위치와 의미에 대한 이해를 가져다주리라 본다. 우리는 이러한 고찰을 통해서 최한기가 기론적 자연인식 체계를 필터로 해서 서양과학을 읽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기륜설이 지구설과 지동설, 그리고 중력에 기반한 뉴턴 역학이라는 서양과학을 순차적으로 접하면서 최한기가 구성해낸(consrtucted) 전통적인 자연인식 체계였으며, 아울러 그것들에 대한 해석의 결과물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최한기, 기학, 기륜설, 기의 메커니즘, 지동설, 뉴턴역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