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1980년대 이후 전 지구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이주의 여성화’에 한국이 이입국의 위치에 있음을 전제, 한국사회에서 사회문화적 주체로 자신을 새롭게 구성해나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이주여성의 문제를 다룬다. 본 연구는 2006년 4월부터 5월까지 약 2개월에 걸쳐 서울경기, 광주전남, 경상 지역에서 행해진 40명(국제결혼 28명, 이주여성노동자 12명)의 심층인터뷰를 근거로 한다. 먼저 한국의 이주여성들은 모국의 경제적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이주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경제적 존재로서 자신을 위치지은 상태에서 입국하지만 일상 속에서 두 문화 사이의 충돌을 통해 사회문화적 존재로서의 자아를 인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주여성은 사회문화적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되는데, 주체로 서기 위한 여성들의 노력은 몇 가지 장애에 의해 어려움에 직면한다.국제결혼 여성의 경우, 주로 생활 문화와 관련된 공적 시스템이 부족한 것을 사적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하기 때문에 사회문화적 수준 높은 욕구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들을 빈곤한 나라에서 온 여성이라는 타자화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 위계성을 내면화함으로써 스스로 주체의식을 약화시키는 경향을 보인다.이주노동 여성의 경우 동족끼리의 게토화나 시간 부족이라는 노동조건에 의해 한국 문화와 만나는 기회가 현저히 차단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나 민간단체 같은 사적 시스템에 연계됨으로써 스스로 한국 문화의 접속을 시도하려는 노력을 약화시키는 경향을 보인다.결과적으로, 한국 내에서 국제결혼 여성들은 한국 문화에 적극적으로 동화된 채 가정주부와 자녀교육의 주체라는 의식과 위계화에 따른 약화된 존재감 사이에 위치하는 이중적 정체성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주노동 여성들은 모국 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나 주체적 의지는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그것이 한국 문화와 단절된 조건에서 파생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추상적이라 할 수 있다.A Study on the Sociocultural Identity of Migrant Womenwith Special Reference to Obstructive Factorsof Identity Constru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