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하구는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강이나 바다와는 구별되는 제3의 공간으로서 특별한 생태계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독립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으로 한강 하구, 낙동강 하구, 영산강 하구, 금강 하구, 섬진강 하구 등 15개의 하구가 있다(이창희 외, 2005). 하구의 효과적 관리, 보존 및 관리를 위한 적정투자의 수준 결정, 개발 대 보전의 대립구도 속에서의 합리적 의사결정 등을 위해 하구의 환경가치에 대한 정량적 정보는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하구의 여러 기능에 대한 환경가치를 엄밀한 경제이론에 근거하여 정량적으로 규명하고 과학적으로 추정할 필요가 있다(Hanley and Spash, 1993). 먼저 하구의 환경가치란 무엇이고 어떻게 추정해야 할지를 밝혀야 한다. 아울러 하구의 환경가치를 실증적으로 추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료들을 가지고 하구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하구관리와 관련하여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면서 하구관리에 대한 합리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주요 하구에는 둑(댐)이 세워져 있는데, 한강 하구와 함께 유일하게 섬진강 하구에만 대규모 둑이 없는 자연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섬진강 하구의 환경적 중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대부분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강 하구에서 재첩을 쉽게 잡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하구둑으로 재첩이 많이 사라져 하구둑이 없는 섬진강에서만 어느 정도 잡히고 있다.
섬진강 하구는 전라남도 광양시, 순천시, 여수시, 경상남도 남해군, 하동군 등 2개 도 5개 시·군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여천국가산업단지, 광양제철소, 율촌지방산업단지의 조성으로 인해 섬진강 하구의 갯벌 일부가 소실되는 등 산업단지와 배후도시의 건설을 위한 매립으로 인해 갯벌 등 섬진강 하구의 연안 서식지가 많이 사라졌으며, 산업폐수 및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생물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단지 확장과 추가건설을 위한 매립 등 대규모 개발계획이 계속 추진되고 있어 섬진강 하구는 계속해서 훼손의 위협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섬진강 하구는 철강 및 석유화학공장들이 입주해 있는 광양과 산업단지를 포함하고 있어 원유 및 유류관련 제품을 수송하는 대형선박들의 입·출항이 잦은 편이며, 이로 인해 대형 유류오염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여러 하구들 중에서 비교적 보전상태가 양호하면서도 개발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섬진강 하구의 환경가치를 화폐적 수준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자연자산의 환경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 중에서 하구라는 대상에 가장 적합하면서도 국내 현실에 부합하는 과학적 방법론을 선정하고 이 방법론을 적용할 때 지켜야 할 다양한 지침들을 잘 준수하면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하구의 경제적 환경가치를 추정할 수 있는 여러 방법론 중에서 Gregory et al.(1993)가 처음으로 제안하고 Kwak et al.(2001)이 국내에 처음으로 적용한 다속성 효용이론(MAUT, multi-attribute utility theory)에 근거한 조건부 가치측정법(CVM, contingent valuation method)을 이용한다.
본 논문의 나머지 부분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먼저 제Ⅱ장에서는 하구의 경제적 환경가치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면서 본 연구에서 다루는 연구방법론을 제시한다. 제Ⅲ장에서는 주요 연구절차 및 WTP 모형에 대해 설명한다. 제Ⅳ장에서는 주요 분석결과에 대해 논의하며 한강 하구에 대한 연구결과와의 비교를 시도하고 추정결과를 모집단으로 확장한다. 마지막 장은 연구결과를 요약하면서 결론을 제시하고 연구결과의 정책적 시사점과 평가결과의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한다.This paper attempts to measure the environmental value of the Seomjin-River estuary that has been comparatively well conserved but is confronted with the threat of its development. Especially, in order to elicit the environmental values of its four attributes, contingent valuation method (CVM) based on multi-attribute utility theory is applied and the CVM survey was rigorously designed to comply with the guidelines for best-practiced CVM studies. We surveyed a randomly selected sample of 300 and 350 households in the Seomjin-River estuary-neighboring area (Gwangyang, Sooncheon, Yeosu, Hadong, Namhae) and seven large cities (Seoul, Busan, Incheon, Daegu, Daejeon, Gwangju, Ulsan), respectively and asked respondents questions in person-to-person interviews about what they would willing to pay for the estuary conservation and management program. Respondents overall accepted the contingent market and were willing to contribute a significant amount (5,763 won in the Seomjin-River estuary-neighboring area and 1,883 won in seven large cities), on average, per household per year, which implies that there is a large difference between the two. The aggregate values of the Seomjin-River estuary in the estuary-neighboring area and seven large cities amount to 1.52 and 14.05 billion won, respectively, per year. The quantitative values can be utilized in planning and decision-making about development versus conservation of the estu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