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일찍 전자투표가 도입되었다. 수도 캔버라를 포함하는 행정 구역인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의 지역 의회 선거에 2001년 처음으로 전자투표 방식이 도입되었고 이후 2004년 선거에서 한 차례 더 사용되었다. 지난 두 차례의 ACT의 전자투표 '실험'은 비교적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글은 호주에서 전자투표가 도입되게 된 원인과 그 현황에 대한 평가, 분석을 목적으로 한다. 호주의 전자투표 도입의 직접적인 이유는 선거제도와 관련이 있다. 투표 방식과 승자결정을 위한 개표 방식이 다소 복잡한 탓에 선거 관리의 차원에서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호주에서 전자투표의 도입에 관심을 갖게 된 보다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호주 ACT에서 두 차례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투표가 도입된 원인이 선거 관리와 같은 행정적 효율성의 차원에서 논의된 것이며, 투표율의 지속적인 하락과 같은 심각성을 결여하고 있고 기존 정치제도에 대한 만족감이 높기 때문이다. 호주의 사례는 전자투표와 같은 새로운 제도적 장치의 도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안전성, 신뢰성의 구축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의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적으로 새로운 제도에 대한 수용성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