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포는 불교의 도래지, 세곡의 집산지, 그리고 조기 파시의 중심지로서 통과의 거점(position of passage) 역할을 해왔다. 통과거점으로서 법성포의 이러한 역사가 극적 구성력을 지닌 의례적 형태, 특 통과의례(rites of passage)로서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형태로 귀착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은 난장(orgy)일 것이다. 난장은 전통적인 축제의 전형적인 방식이다.
법성포에 연중 두 번에 걸친 난장이 있었다. 하나는 현재 법성포단오제로 이어져오고 있는 단오 난장이며, 다른 하나는 지금은 없어진 추석 난장이었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추석 난장은 농업과 관련되는 호남의 전통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반면에 단오 난장은 도작 위주인 호남 문화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찾기 어려운 특이한 풍속에 속한다. 이렇듯 매년 반복되어온 법성포의 단오와 추석, 그 2대 난장은 따라서 법성포라는 특수한 지역의 특수한 문화로 해석을 할 수밖에 없는 내용을 가진다.
법성포에서 열렸던 단오 난장과 추석 난장은 상업적 성격이 대단히 짙은 축제였다. 난장의 두 유래설, 즉 파시난장유래설(波市亂場由來說)과 조운난장유래설(漕運亂場由來說)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들 양자의 관계가 배타적 독자성을 지니든, 아니면 상보적 연관성을 지니든 상관없이 상업적 성격이 대단히 두드러지는 향토축제였음이 분명하다. 상업 발달의 중요한 거점으로서 법성포의 위치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확고하다. 달리 말하면 법성포의 단오 난장은 상업적 부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엑스포로서의 기능을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역사에 묻혀 있던 법성포 단오 난장은 오늘날 법성포단오제로 다시 태어났다. 법성포단오제가 이미 지니고 있는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결코 다른 지역에서는 흉내내기 어려운 독점적 권위를 지니고 있다.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를 맞아 법성포단오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야 하는 한편, 훌륭한 문화자원으로서 가공 및 재창조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