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우리 말을 가리키는 용어로 가장 바람직한 것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떤 뜻넓이를 가지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하여 쓰였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 겨레가 우리 말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해 온 용어를 모두 검토해 본 다음, 그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용어가 무엇인지를 제시하였다. 그런 다음 그 용어가 싸잡고 있는 뜻넓이가 어떠한지를 구체적인 자료를 통하여 제시하였으며, 우리 말답지 않은 말들에 대한 언급을 곁들였다.
조선 시대 말까지 우리 말을 가리키는 용어로 가장 널리 사용해 온 것은 '방언(方言)'이었다. '우리 나라 지역'에서 사용하는 말이란 뜻이었다. 그리고 더러 '국어(國語)'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그렇게 널리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 개화기에 이르러 우리 말을 가리키는 용어를 널리 사용할 필요가 생기자, 가장 널리 사용하게 된 것은 '국어'였다. 그러나 이 용어는 경술국치까지만 사용되고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어, 경술국치 이후에는 '국어' 대신에 '조선어/조선말'이란 용어가 사용되었는데, 뜻있는 학자들에 의해 '배달말'이란 용어가 쓰이기도 하였다.
광복 후 우리 말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하게 되어, 우리 말을 가리키는 과목을 '국어'라고 명명하게 되자, 우리 말을 가리키는 용어로 '국어'가 널리 사용되었다. 최현배 선생의 영향에 따라 '배달말'이란 용어가 사용되기도 했으나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말이 겨레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 통일이 되었을 때 남북이 공통으로 사용해야 할 우리 말을 가리킬 용어가 필요하다는 사실 등을 고려해 보면, '배달말'이 가장 적합한 용어가 아닐 수 없다.
배달말은 다음과 조건을 갖추어야 배달말이라 할 수 있다. 첫째로 배달말은 배달겨레 다수가 삶을 누려오면서 사용해 온 말이거나 사용해 갈 말이라야 한다. 둘째로 배달말은 한글로 적을 수 있어야 하며, 한글로 적어도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말이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