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사회는 인간의 '되갚음(reciprocation)'이라는 감정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일련의 사건을 접하였다.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 한화 그룹회장의 보복 폭행사건 등과 같은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인간의 의식 속에는 원한 감정이나 보복 감정 등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되갚음의 감정에는 보복·복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은혜나 고마움에 대한 보답·보은의 감정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이러한 '되갚음'의 감정이란 과연 무엇일까?
본 논문은 우리의 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바로 이러한 '되갚는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현상학적으로 해명해 보는 것을 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우리는 먼저 동서양의 문헌에서 나타나는 '되갚음'의 감정을 몇 가지 소개하면서, 이것이 인간의 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감정 중의 하나임을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후설의 현상학을 통해 이러한 '되갚음'의 감정이 인간의 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근원적이고 지향적인 감정임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우리는 후설의 주장에 근거하여 인간의 '되갚음'이라는 감정은 의식의 '정서적 습득성'에서 비롯됨을 해명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