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기존의 정치경제학적 시각보다는 정체성의 정치라는 차원에서 조망 해 보려는 연구이다. 특히 한국의 민족 정체성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상호 관계를 분석하기 위하여 우선 논의가 전개되는 이념적 지형을 자유무역/중상주의,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찬반, 미국에 대한 태도라는 세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그 다음은 다양한 정치 사회 세력의 담론을 '세계화 시대의 선진화'를 주장하는 찬성세력과 '미국화와 국권 상실' 을 우려하는 반대세력으로 나누어 각각 분석해 보았다. 이 연구에서 확인하고 도출해 낼 수 있는 결론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찬반 논의에서 결정적인 대립 구도는 수혜 집단과 피해 집단의 대립이나 보호주의/자유무역의 이익의 대립, 또는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관련된 정책 수단의 대립 보다는 미국이라는 협정 대상을 중심으로 한 정체성의 대립이 핵심이었다는 점이다. 향후 다른 대상과의 협정 추진은 이러한 정체성 변수의 중요성을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