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성역할 관념 가설을 이론적 근거로 성역할 태도가 기혼취업여성의 임금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인식과 가사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2차 자료를 이용한 사회조사 연구로 설계되었으며 2004 생활시간조사의 원자료가 분석되었다. 분석대상자는 6511명 기혼취업여성이며, 임금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인식과 가사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인식을 설명하는 두개의 로지스틱회귀모형이 분석되었다.
분석결과, 임금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인식은 초등학교 졸업, 중·고등학교 졸업이나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경우, 가사노동시간이 많을수록, 임금노동시간이 많을수록, 그리고 성역할에 대한 전통적 태도를 갖고 있는 경우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인식은 미취학자녀가 있으며, 초등학교 졸업, 중·고등학교 졸업이나 전문대 졸업이상의 학력을 가진 경우, 가사노동시간이 높을수록, 임금노동시간이 높을수록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인식과 달리, 가사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인식은 성역할 태도에 의해 유의미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는 성역할에 전통적 태도를 갖고 있는 여성은 임금노동을 자신의 일로 수용하는 정도가 낮아 성역할에 근대적 태도를 갖고 있는 여성과 동일한 시간을 임금노동에 투입한 경우에도, 임금노동으로 인한 시간부족을 상대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인식하는 반면, 가사노동에 대한 시간부족은 성역할에 대한 태도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여성이 자신의 일로 수용하기 때문에 가사노동에 투입한 시간만이 시간부족인식 정도를 결정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끝으로 기혼취업여성의 시간부족인식을 완화하기 위한 함의를 양성 평등적 가치관의 신장, 보육시설 시간의 연동적 운영, 시간관리 프로그램의 확대를 중심으로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