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 사회의 이념 성향은 북한과의 대립이라는 상황과 분리하여 논의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종종 북풍으로 불리던 북한변수가 제15대 대통령 선거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변수는, 의도된 것이든 우연이든, 선거에서 집권당이 정치적 지지를 동원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동해 왔다. 이처럼 선거에 작용하는 북한변수의 영향을 우리는 북풍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선거를 앞두고 북한과 관련된 사안 모두를 포함하는 보다 넓은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북풍을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으로부터 생겨난 현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제15대 대선 때 북풍은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선거 결과를 부단히도 왜곡하여 왔던 외적 변수들의 위력은 이번 선거에서는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그만큼 유권자의 의식이 고양되었으며 북풍의 효과는 반감되었다고 보여 진다. 그러므로 향후 선거에서 북풍의 출현 가능성과 그 효과를 예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과거와 같은 형태로 북풍의 전략이 작동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풍이 갖는 보다 보편적인 특성을 감안한다면 남북한간 대치 상황이 계속되는 한 위기는 선거에서 언제나 정치권이 선택하고 싶은 유혹으로 계속 남아 있게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