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상앙의 법치주의와 맹자의 왕도주의를 정립-반정립의 정치교의로 설정하고, 양자의 정치교의에 내포된 정치적 의도에 초점을 맞추어 군주-신민 간 정치적 의무의 인지와 이행을 위한 합리적인 통치기제의 구축을 목표로 했던 동일한 논리임을 밝히는 것이다. 상앙의 법치주의와 맹자의 왕도주의는 현재를 무질서와 혼란으로 규정하고, 역사의 법칙성을 변환과 순환으로 파악한다. 이를 위해서 양자는 새로운 인간형으로서 법제와 도덕에 의해 규범화된 합리적 인간을 상정한다. 또한 상앙의 법치와 맹자의 왕정은 군주-신민 간 관계의 당위성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로 법제와 천명이라는 익숙한 정치적 기제를 이용하고, 새로운 군주-신민 관계를 법제와 도덕적 완성이라는 새로운 의무의 기제로 합리화한다. 그것은 군주-신민 간 정치적 의무를 생존보장과 농전의 종사라는 실천기제로 규범화함으로써 군주의 시혜-신민의 보상이라는 호혜성에 기초한 쌍무성을 결과한다. 최종적으로 상앙의 법치와 맹자의 왕정은 더 이상의 교화가 필요 없는 질서정연한 왕천하를 지향한다. 결국 선진유가와 선진법가의 정치교의로서 왕도주의와 법치주의는 법과 도덕이 절충되고 겸전된 합리적 통치기제의 구축을 위한 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