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독일과 프랑스의 사례분석을 통해 공영방송의 민영화가 유발시킬 수 있는 파급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실증적 증거를 제시하고, 국내 공영방송의 정체성 재정립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프랑스의 경우 제1공영방송사 TF1의 민영화를 포함한 급진적 자유화 정책은 채널간 경쟁의 심화와 기타 공영방송의 정체성 혼란을 초래했으며, 이 과정에서 상업방송에 의해 지배당하는 새로운 시장구도가 생겨났다. 반면 독일의 경우 수신료 제도 개선을 통해 공영방송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보장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독일공영방승은 팽창하는 상업방송에 대한 질적 견제세력으로 프로그램 다양성을 담보하며, 자국 프로그램 제작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의 경우 지상파 공영방송의 높은 광고수익 의존도는 프로그램 공익성 구현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분야의 상업적 성장 가능성도 잠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민영화는 현재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오히려 방송의 공익성 구현과 산업적 성장을 위해서는 민영화 논의에 앞서 수신료 제도 개선을 통한 재원구조 정상화와 프로그램 공영성 강화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