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학은 수학의 한 분야로서, 점·선·면·입체 등이 만드는 '도형을 연구하는 학문' 이다. 고대그리스에서부터 발생하여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서양 기하학은 독특한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철저한 논증에 의하여 도형의 의미를 추론한다는 점이며, 둘째는 '컴퍼스와 눈금 없는 자로만으로 작도해야 한다' 는 제한조건을 두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하학적 원리를 차용하여 비교 설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書畵의 用筆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예술 창작시 서양에서 그리는 대상을 기하학적 법칙으로 바라보면서 遠近法이라는 畵法이 생겨났듯이, 동양에서 창작하는 순간의 예술가의 모습에서 기하학적 질서를 찾아낸 것이 서화의 用筆法이다. 용필법은 동양예술분야에서 표현 대상의 재현으로 形似뿐만이 아니라 氣韻을 담아내는 데에, 특정한 예술적 동작이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서화용필시 팔의 움직임-懸腕法-의 변화에서 '변함없이 유지되는 도형'이 포착된다. 예를 들면 붓을 잡고 있는 손과 팔에서 수평수직선, 원, 정삼각형, 나선형 등의 도형이 관찰되어 이렇게 본고에서 '수완의 기하학적 구조' 측면에서 '서화의 용필법' 과 비교하여 분석하게 되었다. 또한 이 서화용필의 방법을 心手相應에 근거하여 일상생활에도 적용해보면, 현대의 필기도구를 잡을 때 손 모양이 螺旋形인 '소라껍질 모양' 으로 되는 자연스러운 執筆法은 편안한 마음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