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장애를 가진 직장여성의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탐색하고 이를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분석하기 위한 질적연구이다. 10명의 장애를 가진 직장여성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수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 참여한 장애여성들은 전통적 성역할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러한 의식이 장애라는 요소와 맞물려 이들의 심리, 사회, 신체적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비장애 여성과 마찬가지로 장애 여성도 가정 내 가사와 육아의 주 수행자로 역할하고 있었고, 이러한 역할 수행에 있어 남편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 내에서도 장애여성은 '여성'역할을 수행하도록 강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셋째, 장애여성은 구직이나 월급, 승진이나 동료들의 의식 등에 있어 차별이나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특히 임신이나 출산 등에 대한 배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넷째, 이와 같은 부정적인 경험도 존재하지만, 직업활동은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로 인한 피억압을 경험하는 장애여성들에게 독립된 존재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찾게 하는 수단이자, 직업적, 개인적 발전과 성취를 위한 도전과 변화의 통로가 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장애여성들은 장애가 삶에 미치는 영향이 압도적이어서 여성의식이나 여성정체성이 잘 생기지 않지만, 장애가 문제가 되지 않는 영역이나, 주부나 엄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전통적 의식이 변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성역할 의식에 대한 탐색과 도전 및 의식전환, 장애여성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 제공, 장애여성의 문제를 여성운동 내에서 부각시키기, 취업지원 서비스 제공, 장애운동의 주체들과의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 등에 대한 제언을 하였다.